습작/제1 詩冊 109

콩나물 국밥집에서

콩나물 국밥집에서 솔새김남식 해저녁 종로 청진동 골목 콩나물 국밥집에 혼자 앉아서 국밥을 먹는다 그냥저냥 입천장을 데어가며 콩나물 국물을 입으로 밀어 넣고 있으니 허겁지겁 먹는 꼴이란 내가 봐도 참 우습다 여름을 타는지 웬지 요며칠은 입 맛이 통 없다 집에 들어 가기전 우선 허기를 채워야한다 보리고개 삶을 살아왔기에 배고픔을 못 참는다 이젠 아무도 그립지 않을 나인데 아직도 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받아 드리기엔 너무도 세월이 얄밉다 누굴 애태게 그리워했던건 아주 옛날의 일이다 근데 눈물이 나오려하는 건 또 뭘까 좋은시절을 덧없이 보내야하는 아쉬움 세월에 푸념이 아닐까 소주 반 병을 시켜서 콩나물 국물에 홀짝홀짝 뱃가죽을 채우고 나서야 일어선다 복잡한 도시의 저녁은 무지..

습작/제1 詩冊 2016.08.09

매미소리

매미소리 솔새김남식 지나간 한줄기의 소나기 빗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맴 맴 맴 매미 소리를 듣는다 지나가는 자동차 소음에 잠시 멈추었던 소리가 다시 또 함차게 울어 제낀다 회색빛 하늘 속으로 비치는 뿌연 햇살이 대지를 말려갈 즈음 날개를 비벼가며 매미는 신나게 여름을 연주한다 시골의 흙내음과 더불어 들려오는 여름의 소리에 마음은 어느새 고향집 원두막으로 가고 있다

습작/제1 詩冊 2016.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