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1 詩冊

싸리꽃

시인김남식 2016. 4. 24. 20:53


    싸리꽃 솔새김남식


    부러질 듯 여린 가지 위에서

    불면 날아갈 듯

    작고 흰 싸리꽃이

    수없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눈송이가 내려앉은 듯

    가느다란 가지마다

    곱게 무리지어

    귀엽게도 앙증맞게 달려있는

    작은 꽃 이파리


    가지가 한들한들

    봄 바람에 흔들거릴 때마다

    향긋한 꽃내음이 코를 찌르고

    햇볕에 꽃송이 반사되니

    백옥처럼 눈부시다


詩作 노트 ;

들판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면 소에게 먹일 풀을 베러 다녔고
먹을 것이 궁했던 시절 우리가 쉽게 먹을 수있는 풀을 찾아다녔다
아버지에게 꽃이름을 물어 보면 싸리꽃이라 가르처 주었다
싸리꽃이 햇볕에 하얗게 빛나면 보석과도 같다 


동그랗게 원을 틀어서 여자 아이에게 꽃왕관을

만들어 주던 어린시절이 기억난다.

지금 그 아이는 내곁에서 멀어져 갔지만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끝내 잊혀지지를 않는다


그 소녀의 눈빛처럼 맑고 희고 고왔던 싸리꽃

싸리나무가 제법 꿁어지는 팔월이 되면
아버지께서는 빗자루를 차곡차곡 만들어 두었다


어느날 등짐을 지고 읍내 장으로 팔러 나갔고 
저녁 무렵 술한잔 하고 들어 오시는 아버지 얼굴이 볼그래져서 오셨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나게 하는 싸리나무 꽃이다



학명은 조팝나무꽃 장미과의 낙엽 관목이다

산이나 들에 나는데 숲으로 이루어있기에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가지끝의 윗 부분은 전체 꽃만 달려서 백색 꽃으로 덮인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뿌리는 해열·수렴 등의 효능이 있어

감기로 인한 열, 신경통 등에 사용한다.


봄바람이 살랑이는 산등성이에 온통 싸리꽃이 하얗게 피어나면

어릴때 놀던 고향 생각도 하고 옛 추억이 아련하게 떠 오르게 한다

그리운 시절이 생각나게 하는 싸리꽃을 사랑한다

아~~ 

그리운 시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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