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3 試冊 30

거짓말

거짓말 김 남 식 여보! 나~ 말이야 특별히 잘 해준 건 없지만 당신과 결혼한 거 그거 하나는 참 잘 한 것 같아 요즘엔 거짓말이 늘었다 일일이 고해성사는 못 하지만 마누라가 모르는 죄가 적지 않기에 속죄 한다고 지은 죄가 없어지겠냐마는 언젠가 늙으면 보자고 어금니를 갈았던 그때가 문득 생각 나 그래서 거짓말이 늘었다 여보! 나 말이야 당신이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 그때 당신을 선택 한 거 그거 하나는 정말 잘 한 것 같지 늘그막에 끼니라도 얻어 먹고 다들가는 고려장 신세라도 면하려면 꼬리를 내려야 한다 ​당신 없으면 이젠 못살것 같아 오늘 또 거짓말을 했다 이것이 약자에 생존법칙이다 지는 게 이기는 것 마누라 이겨서 돌아올 것이 없다

습작/제3 試冊 2021.10.01

삼복더위

삼복더위 솔새김남식 고온 다습한 날씨로 햇볕이 강렬하게 내리 쬐고 밤에는 심한 더위가 지속하는 열대야가 사람을 정말 못살게 하는 계절이다 선풍기를 틀고 ​팔자 늘어진 모습으로 쇼파에 누워 있어도 바람의 열기는 아라곳 않는다 이럴 때 한 줄기 소나기를 기다리거나 태풍이 오길 바라지만 항상 기대를 빗 나간다 ​ 해마다 여름이면 다가오던 수 많은 태풍도 어느해 부터인가 소멸되었다 여름이라 더운 게 당연한데 그 당연한 사실을 못 받아 들이고 그저 궁시렁 거리는 이 중생(衆生)에 욕을 천지신명은 바가지째 들어도 싸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때문도 그렇다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TV에 코박는 하숙집아지매! 애들이 부르는 트롯트노래 화면에 몰입하여 더위도 잊은듯 보고 있는 모습이 도인처럼 신기해 보인다 ​ 소파에 누..

습작/제3 試冊 2021.07.23

바로 그 사람 당신

바로 그 사람 당신 솔새김남식 한참 일을 하다가 쉬려고 눈 감으면 문득 생각이 나는 사람 비라도 오는 날이면 혹시 비를 맞지는 않는지 눈이 오는 날은 철없이 돌아다니진 않는지 괜히 걱정이 되는 사람 그래서 그냥 나도 모를 게 절로 웃음 짓게 만드는 바로 그 사람이 당신이라면 오늘도 음 뭐 했어? 전화 기다릴까 봐 내가 먼저 했지 하며 전화를 해주는 고마운 사람 전화가 오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되고 목소리가 가라앉으면 어디 아픈 건 아닌지 걱정이 되는 바로 그 사람이 당신이라면 그가 내게 한 사랑이 부족하다고 늘 미안해하며 언제나 밝은 웃음을 내게 선물하는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이었으면 합니다

습작/제3 試冊 2020.10.04

마음시린 사랑

마음시린 사랑 솔새김남식 그대의 가슴 한 자락에 이슬로 남아 흐를 수 있는 마음 시린 그 한마디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대의 입술 하나에 눈물 흘리고 그대의 숨소리 하나에 마음이 시려온다 내 곁에 누가 없어서가 아니다 그냥 왠지 허하다 인생은 홀로 태어나 갈 때도 혼자서 간다 하늘 끝에 매달린 노을처럼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사랑이란 거 끝이 보이지 않는다 기다림으로 그리움으로 마음 시린 사랑을 갈망하며 애타는 마음 하나를 창공에 던져본다 .

습작/제3 試冊 2020.08.25

병원에 가라 한다

병원에 가라 한다 솔새김남식 오늘 아침에는 아프다고 하니까 마누라가 병원에 가라 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듯 다 늙은 남편이 아프다니까 병원에 가라고 한다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면 하루에 일상이 재미없고 늙어가니 세상이 다 싫다고 할 터인데 어디가 아픈지 물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병원에 가라한다 걱정 마시오 내가 당신에 친구가 되어 마음이 아프면 빨간 약도 발라주고 심심하지 않도록 유치원 아이들처럼 노래도 불러주고 재롱도 해줄께요 하면 눈물나게 고마울터인데 당신이 번 돈은 당신이 쓰고 내가 번 돈은 내가 쓸터이니 각자 서로 귀찮게 하지 말라고 한다 내가 아프다 하니까 걱정 보다는 껌딱지가 될까바 지금부터 걱정을 한다 .

습작/제3 試冊 2020.06.18

젊은날은 얼마나 될까

젊은 날은 얼마일까 김남식 지나간 세월 돌이켜 보면 아득히 먼 길 언제 갈까 걱정했더니 어느새 막바지 고개를 넘어서고 내게 지금 남아있는 건 부서진 얼굴과 돌아가지 않는 추억에 활동사진 늘 하루를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충실 또 충실하며 지내건만 지난 세월에 왜 그리도 후회가 많은지 과연 내 젊은 날은 이제 얼마나 될까 명상음악

습작/제3 試冊 2020.04.03

커피 한 잔의 여유

커피 한 잔의 여유 솔새김남식 하얀별이 쏟아져 내리는 창가 그리움에 커피 한 잔 어루만지는 찻잔에서 커피향의 온기를 느낍니다 잔잔한 음악 조용한 카페 얼어붙은 창밖의 겨울 팔랑거리며 금새 떨어질듯 바람에 나부끼는 마지막 잎새 간간히 날리는 눈빨 아는 사람들과 추억을 함께하는 풍경있는 찻집 간간히 재밋는 배꼽 빠지는 이야기 하다가 사랑과 인생이야기도 솔솔 겯들이며 커피잔에 손이 갈때 커피 한 잔의 여유가 풍성한 삶을 어어준다

습작/제3 試冊 2020.03.11

그냥 까닭없이 즐거워지는 봄

그냥 까닭없이 즐거워지는 봄 솔새김남식 봄이 되면 온갖 세상의 만물이 땅속에서 일어서려고 분주하듯 봄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고 희망이다 힘차고 파릇하게 올라오는 새싹처럼 향긋한 봄을 닮은 사람이 가까운 곳에 있다면 차 한 잔으로 상큼하게 기분을 충전하고 싶다 그냥 까닭 없이 즐거워지는 봄 !! 따스한 햇살에 기분이 좋고 포근한 봄바람에 마음이 날아갈 듯 나뭇가지에 오른 연두 빛 새싹이 귀엽고 알록달록 웃음 짓는 꽃들도 아름답다 봄이 주는 즐거움을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서 따뜻한 기운이 가득하길 기대해 본다 풋풋한 풀내음과 함께 코끝을 스치고 지나는 바람결에 노처녀의 가슴에도 붉은 꽃이 핀다는 봄 들길을 걷다가 꽃을 보면 휴대폰 카메라에 예쁜 사진을 담아내고 냉이와 쑥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 같은 봄..

습작/제3 試冊 2020.03.06

종착역

종착역 김남식 젊음이 언제 그렇게 빨리 갔나 기억 할 수 없지만 문득 문득 지나간 일들이 생각난다 간혹 술 한 잔 들어가면 그냥저냥 옛 추억에 젖을 때가 있고 지나간 기억들이 언뜻언뜻 스쳐갈 때면 주름진 얼굴에서 아쉬움만 가득하다 세월은 미처 돌아볼 시간도 주지 않으니 다시 붙잡을 일도 없을 것 같고 이제 세월의 뒤안길에서 어느 한 사람을 생각하는 것 나이에 대한 보상이다 사랑에 대한 아련함이 가득한 것은 그 사람이 그리운 게 아니라 그 시절이 목마르게 그리울 뿐 인생은 세월에 반비례하여 먼지만 가득하다

습작/제3 試冊 2020.02.15

밥 숟가락

밥 숟가락 김남식 옛날 나 어릴때 우리집 밥상위에는 아버지 숟가락은 은수저였다 어린 눈에는 너무 이뻤다 그 수저를 어쩌다 들면 무거워서 밥이 입에 잘 들어가지 못했다. 그걸 엄마가 보면 야단이다 아버지 것이다 그런데 가족들 누군가 수저를 놓을때면 십중팔구 엄마가 꾸중을 한다 밥 숟가락은 바꿔 먹는 게 아니라고 무심 결에 다른 숟가락을 집으면 펄펄 뛴다 아직도 제 밥 숟가락 하나 못 챙기냐고 잔소릴 듣곤 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머니 말씀에는 커다란 가르침에 의미가 담겨져 있다 제 밥숟가락 하나 못 챙기냐는 것은 나중에 사회 나와서 제 할일을 제대로 찾아하라는 뜻이었다 제 몫은 남한테 빼기지말고 스스로 챙겨서 밥 굶지 말라는 것 내몫은 똑바로 챙기라는 것 그깐 밥숟가락 하나 못 챙기면..

습작/제3 試冊 2020.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