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서 423

어떤인연(因緣)

어떤 인연(因緣) 솔새김남식 계절을 연주하듯 제법 비가 내리는 창가를 무심히 바라보려니 커피가 부른다 벌써 오래전 이야기가 되어 버린 우연한 만남 몇 년간 공백이었던 그 사람과 나 수많은 인파속에서도 어~ 상대방도 어머! 비켜서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엉킨 생각 속에서 잠시 침묵이 흐르고 그가 아래 위를 천천히 훑으며 건강을 묻는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고개만 끄덕였고 예의가 바르고 겸손하며 배려 해주는 게 좋았다 무엇보다도 대화가 통 했지만 처음부터 연민의 정은 생각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연락이 끊기었기에 그만하자는 줄 알고 다 지워버렸다 그런데 이게 뭐야 건강하기만을 바랐다던 사람 눈앞에 보여 진 어색함을 애써 감추며 태연한 듯 먼 곳을 바라본다 잠시 만남의 색깔이 서먹해지자 머뭇거렸고 갈 길이..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

박계형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 글솔새김남식 1960년대 10대의 사춘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박계형이라는 이름을 들어 보지 않은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1964년 고려대 영문과 재학시절 동양방송 개국기념 현상 문예 장편소설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 이 당선되면서 그 당시 독서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주인공이다 70년대 후반까지 60여편의 장편 소설과 드라마 대본을 써 냈고 부와 명예를 한 순간에 거머쥔 당대 대 스타였다. 책에 대한 계약금으로 기와집 한 채 값을 받기도 했을 정도로 성공한 작가이다.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 이 책은 소녀적 취향의 서정적인 대중 소설로 40만부 판매를 기록하였으며 1966년 신아 출판사에서 초판 발행후 다른 출판사를 거치면서 80년대 후반까지 여러번 재판을 거듭하여 아직도 대..

필서/야담설화 2017.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