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334

당신이 보고플 때

당신이 보고플 때 솔새김남식 당신이 보고플 때 눈을 감으면 어느새 내 곁에 와 있고 당신이 그리울 때 손을 뻗으면 언제나 거기에 서 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가 생각나 휴대폰을 열면 이미 당신은 내 귓속에 와 있기에 언제나 우리는 하나이어야 합니다. 얼마나 내가 당신이 필요 한 지는 눈부신 햇살이 삼라만상을 잠에서 깨우듯 내게는 당신이 그러합니다 .

습작/作業노트 2008.02.07

흩어지는 낙엽처럼

흩어지는 낙엽처럼 솔새김남식 . 바람부는 대로 밀려왔다 밀려가고 저렇게 그렇게 그냥 힘없이 뒹글다가 흩어지는 낙엽을 걸어가는 사람들도 밟고 빠르게 달려가는 자동차도 밟고 푸르던 시절을 잊은채 떠나려 하나 삶도 인생도 어쩌면 너처럼 부질없는 일인데 그렇게 세월을 잊고가면 좋겠다 네 삶도 내 인생도 덧없이 이렇게 바람처럼 지나 가는구나 세상은 어쩌면 너처럼 부질없는 일 그냥 잃어버린 세월처럼 잊고가면 좋겠구나 갈바람은 차겁게 불어오고 외진 가로등에 늘어진 긴 그림자를 밟으며 종종 잰 걸음으로 발길 재촉한다

습작/作業노트 2007.11.28

겨울여행

겨울여행 솔새김남식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봄을 향해서 숨을 죽이고 있는 겨울 아직은 앙상해서 가슴속에 고독처럼 삭막하기만 한 계절이다 이제 그 추위도 어느 만 큼 가고 그래서 봄이 멀지 않음을 문밖에서 기다릴 때 두꺼운 외투를 벗어 던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이다 열차를 타고 차창 밖을 내다보며 들뜬 기분이라면 좋고 만원 버스에 오징어 짐짝처럼 어디론가 실려 가도 좋다 또는 경치 좋은 해안도로를 달리는 승용차도 좋고 좀 더 여유가 있다면 어느 조그마한 섬으로 보헤미안이 되어서 떠나고 싶다 붙박이장처럼 서로에게 익숙해져서 매일 성가시게 하는 사람까지 애써 외면한 채 나의 외로움은 어디에서도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눈치 챈다면 떠나야 한다

습작/作業노트 2007.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