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여행 솔새김남식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봄을 향해서
숨을 죽이고 있는 겨울
아직은 앙상해서 가슴속에 고독처럼
삭막하기만 한 계절이다
이제 그 추위도 어느 만 큼 가고
그래서 봄이 멀지 않음을
문밖에서 기다릴 때
두꺼운 외투를 벗어 던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이다
열차를 타고 차창 밖을 내다보며
들뜬 기분이라면 좋고
만원 버스에 오징어 짐짝처럼
어디론가 실려 가도 좋다
또는 경치 좋은 해안도로를 달리는
승용차도 좋고
좀 더 여유가 있다면
어느 조그마한 섬으로
보헤미안이 되어서 떠나고 싶다
붙박이장처럼 서로에게 익숙해져서
매일 성가시게 하는 사람까지
애써 외면한 채
나의 외로움은 어디에서도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눈치 챈다면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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