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서 423

보리농사와 담배농사

보리농사와 담배농사 김남식 유월은 모내기와 보리 수확으로 매우 바쁜 달이기에 “발등에 오줌싼다” 는 말이 있다 그 더운 여름철 내가 제일 싫어하는 농사일은 보리농사와 담배 농사였다 시골에서는 학교에 갔다 오면 집안 일을 거들어야 하기에 여러번 잔꾀를 부렸다 밭에서 보리를 베서 타작하기 위해 집에 까지 지게로 지어 날랐다 그런데 보리 수염이 옷이나 몸에 묻으면 잘 털어지지 않을뿐더러 깔끄러워서 야단이다 타작은 어른들 몫이지만 똑같이 가족 모두가 온 몸에 먼지투성이었다 보리타작이 끝나고 나면 7월로 접어들고 방학이 시작되면 담뱃잎을 따야 한다 내 키보다 더 큰 담뱃잎 따기도 어렵지만 담뱃진이 몸이나 옷에 묻어 있으면 짜증이다 한 여름 삼복더위에 담뱃잎 따는 것은 정말 극한 작업이었다 따놓은 담배잎를 내가 한..

필서/한줄낙서 2020.06.08

천상화

천상화 하늘 아래 제일 아름답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 천상화(天上花) 그리고 꽃이 피어 질 때까지 해바라기처럼 해만 바라 보며 사는 꽃이라하여 천상화라 부른다 이 꽃은 야생초인데 세속의 지겨운 현실에 대한 반향으로 많은 사람들이 천상화라는 이름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실상 구하기도 기르기도 어려운 꽃이라고 한다 원산지는 유럽으로 키는 15-20cm 정도이고 꽃은 3-5월에 피며 흰색, 분홍색, 붉은색, 노란색으로 개화후 30-40일이면 열매를 맺는다 내한성이 강한 반양지 식물로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기른다 어느 가수(조항조)가 부른 천상화란 노래 가사의 내용이 사의찬미(死義讚美) 가사와 비슷하다 "돌아보면 아름답지만 가다 보면 허무한 것이 세월속에 묻혀간 인생이 아니더냐 가져 갈 수 없는 행복 가져 갈 수..

필서/한줄낙서 2020.05.11

물 한 모금 마시듯이

물 한 모금 마시듯이 솔새김남식 온통 파란색 구름으로 덥힌 하늘을 종일 울려다 봅니다. 요며칠 날씨가 빈덕을 했었지요 뽀죽히 돋아 하늘을 보던 물오른 나무순들 그리고 일찍 피어난 봄 꽃들이 많이 추웠겠어요 매일 들려 인사 드린다고 하더니 약속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이것 저것 추스려야 할 일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때늦게 쏱아지는 아련한 사연들이 진눈깨비처럼 내리고 있어요 늘 못다한 사연은 바늘로 손 끝을 찌르듯이 통증은 여전히 지속되고 이렇게 창 앞에 앉아서 동질성을 가진 가족분들과 마음을 나누고 있자니 모두가 궁금하기도 하고 항상 고마움을 갖고 있어요 좋은글 물 한 모금 물 마시듯 하자니 내맘이 다 여기에 있는 것 같아 여전히 갈증이 더 합니다 입술 지극히 깨물며 하늘 보고 꺼이 꺼이 참았던 눈물이 봇물 ..

필서/한줄낙서 2020.05.06

비가 오는 날

봄비 내리는 날 김남식 비가 내리는 날에는 아주 한적한 시골길을 혼자서 걷고 싶다 목적지도 없이 바지가랭이로 진흙탕 물이 티겨도 좋다 기억석에서 아련한 추억속으로 멀어지는 그 모든 것들 세월은 그렇게 나를 여기에 갖다 놓았다 저 만치 비켜가 버린 아련한 조각들이 이별의 고통을 잊으려고 얼마나 소리없이 울며 발버둥쳤던가 아름다웠던 그 사람 기억 저편 우울한 풍경속으로 떠나보낸 젊은날 나의 소중했던 사람들 그래서 비가 오는 날이면 가슴이 더 아리다 인연이 아니라하여 돌아서야만 했던 사람들 인생은 흐르는 강물 같아 다가오는 시간의 흐름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결국은 섞이지를 못하고 제각기 흘러만 가는 강물과 같은 인연들을 내 어지하랴! 못내 아쉬워했던 지난 기억들 얼마나 긴 시간들을 가슴 아파했고 내가 ..

필서/한줄낙서 2020.04.19

사회적 거리 두기

사회적 거리 두기 김남식 사회적 거리 두기는 생활의 지혜가 아닌 생존을 위한 선택이지만 적당한거릴 유지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이 보다 더한 감옥살이 어디있겠는가마는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새삼 느끼게 해준다 올해는 유난히 맑은 날씨에 화사한 꽃잎들이 아름답게 보이니 코로나가 원망스럽다 사월에 피는 꽃도 있고 오월에 피는 꽃도 있다 이달에 못 본 꽃은 다음 달에 보면 된다 하지만 꽃은 여름에도 피고 내년에도 피겠지만 해마다 같은 모양에 꽃은 볼 수 없다 원하는 대로 세상은 돌아가지 않기에 앞으로 우리가 몇번을 더 봄을 맞이하겠는가 하루에 감사하고 자신에게 고마워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로 내몸을 지키자

필서/한줄낙서 2020.04.09

野談說話 밴댕이소갈머리

野談說話 밴댕이 소갈머리 - solsae kns 평안도 강계 고을에 솔새라는 선비가 살고 있었는데 그는 한양에서 영의정을 지낸 居士로써 지금은 낙향해서 소일꺼리로 글을 벗 삼는 老先非였다. 그에게는 한양에서 부터 같이 따라 온 애첩이 하나 있었는데 그녀 이름은 淑香이라 하였다. 언제나 솔새 선비를 높이 모시는 숙향의 착한 마음에 감흡해서 이곳 평안도 강계마을까지 함께 내려 오게 되었다. 낮이나 밤이나 늘 어디를 가던지 항상 선비 곁을 따라 다니며 사랑하는 마음이 어찌나 비단결 처럼 한결 같은지 숙향이라는 애첩을 居士 주위 친구들이 부러울 할 정도였다. 밤이면 여색의 요부가 되어 노선비를 즐겁게 해주었고 술 자리에서는 기녀가 되어 거문고를 타며 애주가를 불러 주었다 또한 부엌에서는 어엿한 지아비의 아녀자로..

필서/낭만찻집 2020.04.04

일체유심조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 있다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元曉大師)의 일화로 알려져 있는 고사성어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나의 마음 가짐 하나에 좌우 된다는 뜻이다 당시 원효대사가 불법을 공부하기 위해서 당나라로 유학을 가는 길 날이 저물어 잠자리를 찾던 중 어느 동굴을 발견하였다 그 동굴에서 잠을 자다가 목이 말라 잠결에 물을 찾아 마셨는데 다음날 일어나 보니 그곳은 동굴이 아니라 무덤이었고 잠결에 달게 마셨던 물은 무덤의 해골바가지에 고인 물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 기분이 나빴지만 "선하심후하심(先何心後何心)" 에 들었다 즉 어젯밤에 기뻤던 마음은 무슨 마음이며 또한 현재의 이같이 언짢게 생각하는 것은 무슨 마음인가 하고 명상에 잠겼던 것이다 그리하여 일절유심조의 이치를 터득한..

필서/개똥철학 2020.03.20

전세계 코로나19

코로나 바이러스 솔새김남식 새로운 희망의 2020년을 맞이하여 뜻하지 않은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으로 너나 할 것없이 전세계가 패닉상태 바이러스공포 보다더 무서운 것 경제가 멈추어 버린 것 생산 공장이 멎은채 소비가 위축 되고 금융이 제로상태이다 누구도 이 문제를 쉽게 풀 수 없는 것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이 생성되기 전에는 백약이 무효 전쟁보다더 무서운 코로나와 싸우고 있다 다행히 우리는 그런데로 진정기미를 보이는 대신 중국에서 이탈리아를 거처 유럽으로 미국까지 과거 14세기 흑사병으로 유럽 인구의 1/3 사망 했었다 흑사병도 중국에서 발원해 유럽으로 전파되었고 당시는 의료 시설이 미약했지만 생활 종교는 그때 상황과 거의 비슷하다 그나저나 겨울 지나서 따뜻한 봄이 되면 나들이 가려했던 계획이..

필서/한줄낙서 2020.03.19

우한 코로나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 솔새김남식 우한코로나로 중국에서 하루에 수 백 명씩 발생하는 환자를 보면서 미개하다고 욕을 한 게 며칠이었는데 이젠 우리나라까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 집단으로 발명했다 종교는 사람들 가치관에 따라서 사이비가 될 수 있다 다만 진실을 규명하는 기관이 없기에 만약 ​무엇이 더 진리에 가깝냐고 따진다면 불편한 관계이다 그러나 믿음으로 모든 것을 치부한다면 할 말은 없다 태초에 인류가 만들어질 시기의 신앙은 과학을 몰랐을 때였기에 절대자에 대한 믿음과 의지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개인의 안위와 욕심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지금은 겨울에 끝 봄의 시작이다 얼어붙은 대지위로 뾰족이 삐져나와 봄이 활기차게 나래를 켤 때지만 코로나19 언제 끝날지 모르기에 사람..

필서/한줄낙서 2020.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