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 치마 - 문정희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것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책방/좋은명시 2014.02.08
연서 - 프란체스카 리 연서 - 프란체스카 리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백 사람이 있다면 그 중에 한 명은 나입니다.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열 사람 있다면 그 중에 한 명은 나입니다.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한 사람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나입니다.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 책방/좋은명시 2014.01.24
그 오그라질놈의 사랑 그 오그라질놈의 사랑 유승희 아니 누가 저더러 오라 했나 마음의 빗장을 왈칵 냅다. 불화살이 날아와 가슴 한복판을 뚫더니만 내처 뜨거운 불길로 활활 타오르네 아 글쎄 그렇더니만 가슴저린 아픔만 옴팡지게 안겨주고 떠나네 그 오그라질 놈이 말야. 이제 두번다신 눈에 독을 품고 입.. 책방/좋은명시 2013.06.13
황혼 사춘기 황혼의 사춘기 김 남식 아직은 휘날리는 바람이고 싶다. 조용한 정원에 핀 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아니하고 꽃잎을 살짝 흔드는 바람으로 살고 싶다. 비프스테이크가 맛 있더라도 음악이 없으면 허전하고 언제 보아도 머리가 청결한 아가씨가 써빙해야 마음이 흐뭇한 노년의 신사이고 .. 책방/좋은명시 2013.06.02
지란지교를 꿈꾸며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 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 책방/좋은명시 2012.12.21
사모 - 조지훈 사모 조지훈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해야할말이 남아있음을 알았을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있었다. 불러야할 뜨거운 노래 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웃음이 사라지기전 두고 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달라지만 남자 에게서.. 책방/좋은명시 2012.12.17
이별 이후 - 문정희 이별 이후 / 문정희 너 떠나간 지 세상의 달력으론 열흘 되었고 내 피의 달력으론 십년 되었다 나 슬픈 것은 네가 없는데도 밤 오면 잠들어야 하고 끼니 오면 입 안 가득 밥알 떠넣는 일이다 옛날 옛날적 그 사람 되어가며 그냥 그렇게 너를 잊는 일이다 이 아픔 그대로 있으면 그래서 숨막.. 책방/좋은명시 2012.10.05
가을과 여자 - 유승배 . 가을과 여자 / 유승배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 여자가 가을을 좋아하는 것은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가냘프게 피어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처럼 여자는 한 송이 꽃이 되기 때문이다 귀뚜라미 슬피 울지 않아도 낙엽이 뒹굴지 않아도 가을은 여자를 울리고 가는 바람둥이 인 것을.. 책방/좋은명시 2012.10.01
가을이 주눈 마음 - 용혜원 ♡ 가을이 주는 마음/ 용혜원 ♡ 푸른 물감이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듯이 맑고 푸른 가을날이다. 하늘이 너무도 푸르러 쪽박으로 한 번 떠 마시고 싶은 마음이다. 가을은 기다림의 계절이 아닌가? 한 다발의 꽃을 줄 사람이 있으면 기쁘겠고, 한 다발의 꽃을 받을 사람이 있으면 더욱 행.. 책방/좋은명시 2012.09.12
내가 얼마만큼 당신을 사랑하는지 내가 얼마만큼 당신을 사랑하는지 - 최다원 내가 얼마만큼 당신을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못합니다 그림을 그리다 먹물 묻힌 붓 한자루 잠시 놓아 두고 보고싶고 그리워 슬프도록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누르고 또 누르고 혈관이 수축하는 통증의 아픔이 있음을 당신은 알지못합니다 내.. 책방/좋은명시 2012.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