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밀이 수건 최승호 때밀이 수건 - 최승호 살이 얼마나 질긴지 때밀이수건에 먼저 구멍이 났다. 무명(無明)은 또 얼마나 질긴지 돌비누 같은 경(經)으로 문질러도 무명(無明)에 거품 일지 않는다. 주일(主日)이면 꿍쳐둔 속옷 같은 죄들을 안고 멋진 옷차림으로 간편한 세탁기 같은 교회에 속죄하러 몰려가는 .. 책방/좋은명시 2010.05.11
편 지 편 지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 그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 책방/좋은명시 2010.03.09
몸에게 김제현 몸에게 - 김제현 안다 안다 다리가 저리도록 기다리게 한 일 지쳐 쓰러진 네게 쓴 알약만 먹인 일 다 안다 오로지 곧은 뼈 하나로 견디어 왔음을 미안하다, 어두운 빗길에 한 짐 산을 지우고 쑥국새 울음까지 지운 일 미안하다 사랑에 빠져 사상에 빠져 무릎을 꿇게 한 일 미안하다 힘들어.. 책방/좋은명시 2010.03.09
이 별 - 신상언 이 별 - 신상언 잠시 스처만난 인연들이 얼키고 설키는 것이 세상사는 일일진데 만남이 만남으로 끝나는것은 서러운 일입니다. 언제나 마지막이라는 말에는 눈물이 담겨있고 안녕이라는 말에는 목메임이 서려있습니다. 그리고 이별은 깊은 애수를 느끼게하곤 합니다. 그러나떠난다는 것.. 책방/좋은명시 2010.03.03
아줌마라고 부르지마라 - 김경훈 아줌마라고 부르지마라 - 김경훈 아직은 꽃이고 싶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고 깊은 밤 빗소리에 흐느끼는 가슴으로 살고 싶다 귀뚜라미 찾아오는 달밤이면 한권의 시집을 들고 달빛 아래 녹아드는 촉촉한 그리움에 젖고 가끔은 잊혀진 사랑을 기억해내는 아름다운 여인이고 싶다 아줌마.. 책방/좋은명시 2009.06.10
꽃 김춘수 김춘수 -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 책방/좋은명시 2009.05.14
바람이 부는 까닭 - 안도현 바람이 부는 까닭 - 안도현 바람이 부는 까닭은 미루나무 한그루 때문이다 미루나무 이파리 수천, 수만장이 제몸을 뒤집었다 엎었다 하기때문이다 세상을 흔들고 싶거든 자기자신을 먼저 흔들줄 알아야 한다고 에필로그 ; 모든게 너 때문리는 거 사랑도 미움도 삶에고통도 모두가 너 때.. 책방/좋은명시 2009.04.27
낙엽 - 구루몽 낙엽 구루몽 시몬, 나뭇 잎새 저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은 너무나도 부드러운 빛깔 너무나도 나지막한 목소리 낙엽은 너무나도 연약한 땅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황혼 무렵 낙.. 책방/좋은명시 2008.12.14
강이 풀리면 - 김동환 강이 풀리면 / 김동환 http://cafe.daum.net/welifelove 강이 풀리면 배가 오겠고 배가 오면은 임도 탔겠지 임은 안타도 편지야 탔겠지 오늘도 강가에서 기다리다 갑니다 임이 오시면 이 설움도 풀리겟지 동지 섣달에 얼었던 강물도 제 멋에 녹는데 왜 아니 풀릴까요 오늘도 강가에서 기다리다 갑니다 note 이 詩.. 책방/좋은명시 2008.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