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게 - 김제현
안다
안다
다리가 저리도록 기다리게 한 일
지쳐 쓰러진 네게 쓴 알약만 먹인 일 다 안다
오로지 곧은 뼈 하나로
견디어 왔음을
미안하다, 어두운 빗길에 한 짐 산을 지우고
쑥국새 울음까지 지운 일 미안하다
사랑에 빠져 사상에 빠져
무릎을 꿇게 한 일 미안하다
힘들어하는 네 모습 더는 볼 수가 없구나
너는 본시 자유의 몸이었나니 어디로든 가거라
가다가 더 갈 데가 없거든 하늘로 가거라
시조집 《백제의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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