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이야기
그해 겨울이야기 김남식 책상에 앉아 졸고 있는 내게 아버진 잔 일을 곧 잘 시키곤 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어김없이 부르는 아버지 일을 해야 먹고 살수 있다고 잔소리 하시는 아버지의 삶에 철학 내 키와 비슷한 지게를 지고 묵묵히 사립문을 나선다 갈참나무 숲이 우거진 산둥성이 지게를 내려놓고 시작한다 고목으로 볼품없이 쓰러젔거나 부러진 나무가지는 톱으로 자르고 등생이를 찾아 다니며 도끼로 조아린다 어떤 놈은 내 이마를 때리고 어떤 놈은 멀리 달아 나기도 한다 이마에 땀방울이 송송 맺히고 가끔씩 지나가는 바람에 귀가 시립고 손이 차겁다 작은 체구는 땀으로 젖는다 땔감을 지게에 가득지고 햇살이 차겁게 느껴지는 저녁때 쯤 산에서 내려온다 집에 돌아와서 보면 안방에 있는 작은 밥상 위에는 까무자한 보자기가 덥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