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作業노트 89

웃음의 절반은 내꺼외다

웃음의 절반은 내꺼외다 솔새김남식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면 들리는 그대의 웃음 그 웃음의 절반은 내 것이외다 따스하게 안겨오는 그대의 미소 그 미소의 절반은 내 몫이외다 당신이 곁에 있었기에 언제 어디서 마음이 한결 편했다고 그래서 눈물나게 정말 고맙다고 구구절절 수를 놓습니다. 모래알 같이 많은 사람중에 왜 하필이면 당신을 선택했는지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아무도 모릅니다 긴 여운으로 남아 오래도록 멈추지를 않는다면 심저(心底)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당신에게 머물 것입니다. 따스한 그대의 웃음 그 웃음의 절반은 내 것이외다 절반은 내 몫이오다 오늘도 그것으로 하루를 지내옵니다.

습작/作業노트 2006.08.12

이 가을에

이 가을에.... 솔새김남식 이 가을에 . 여자는 편지를 쓰면 우체통에 넣지만 남자는 편지를 쓰면 가슴에 묻어둔다 ​ 이 가을에 .. 여자는 기다림에 쉽게 잊혀가지만 남자는 그리움에 가슴을 쓸어 담는다 이 가을에 ... 여자는 은행잎을 주워 갈무리 하지만 남자는 단풍잎을 주머니에 꾸겨 넣는다 ​ 이 가을에 .... 여자는 한 잔의 커피와 음악을 듣지만 남자는 한 잔의 쐐주로 가을을 달랜다 이 가을에 ..... 여자는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지만 남자는 가을이 끝날 때까지 누군가를 기다린다 ​ 해마다 가을이 되면 여자는 새로운 사랑을 기다리지만 남자는 지나간 사랑의 추억에 잠긴다

습작/作業노트 2005.12.10

여왕개미

여왕개미 솔새김남식 장맛비가 요란하게 내리던 어제 새벽 여왕개미가 유명을 달리했다 죽은지 채 반나절도 지나지 않았는데 짧은 생을 마감하는 장례가 거행되었고 제사상에는 삐뚤어진 지네가 누워 있었다 하늘도 슬픈지 온종일 비를 퍼붓고 풀잎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은 영롱한 제주(祭酒)였다. 정신없이 한참 문란한 개미들 독식의 가면을 쓴 무리가 바글바글하고 제 몸짓보다 몇십 배나 큰 지네를 야금야금 정복하는 개미들이 살판났다. 애초에 여왕개미의 장례는 물 건너 갔고 거대한 유산 앞에서 꼴불견 마냥 확 뒤집힌 눈 더듬이를 똑바로 세워서 집게 이빨을 들이밀며 치열하게 다투는 사이 먹잇감은 비바람에 떠 밀려가고 이윽고 송두리째 바닥으로 떨어져 아예 도랑물에 떠내려간다. 이제 굶어 죽게 생긴 불개미들이 화해의 몸짓으로 그나..

습작/作業노트 2005.10.14

내가 나를 사랑하자

내가 나를 사랑하자 솔새김남식 나는 내 자신에게 나를 위해서 오늘은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고 무언가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항상 되짚어보고 생각하여야 한다 그저 딱 한번 왔다가는 인생 하루가 헛데지 않도록 보람있게 후회없는 삶이 되도록 늘 반성하고 해야 한다 술과 담배는 내 몸은 싫어하는데 내가 필요한 것인지 운동은 내 몸에서는 필요하다 하는데 내가 싫어하는 건지 그래서 늘 자신을 돌아 보고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아끼는 삶이어야 한다

습작/作業노트 2005.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