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뒹구는 오후 솔새김남식
넓은 마당가로 낙엽이 뒹구는 오후쯤
당신이 낮잠에서 일어나면
주말에 아들 내외가 손자와 함께
집에 온다더라고 전화 왔다고 전해 주고는
나는 자전거를 타고 읍내로 나가서
장터 사람들과 말씨름을 하다가
해저녁 돌아 오는 길
손자들에게 줄
장난감을 사오는 여휴로움이 있다면
내 인생이 다복한 것일까
높고 푸른 가을 하늘처럼
누군가를 사랑해야 마음이 살찐다는
천고애비(天高愛肥)의 계절
이 가을에 그대는
무슨 생각하며 지내고 있을까
혹시 옛 사랑을 추억하지는 않은지
누군가 생각나는 얼굴
그 사람을 그리워한다면
그것이 세상 살아가는 이유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