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3 試冊 30

어느 낯선길로 떠나본다

어느 낯선길로 떠나본다 솔새김남식 외로워도 좋다 그냥 쓸쓸해도 좋다 누군가 옆에 와서 치근대지 않아서 그저 좋다 쫄아 빠진 오징어 한 마리에 뚜껑 따진 소주한 병 종이 컵에 한 잔을 따라 마시며 야간열차를 타고 무작정 낯선 곳을 찾는다 잘근잘근 고독을 씹다가 새벽 여운이 감도는 어느 낯선 정거장에서 내린다 아직은 춥지 않으니 연탄 난로를 벗삼아 빈 대합실에서 쭈그리구 앉아 날이 새길 기다린다 얼마후 누군가 깨우는 소리에 일어나서 컵 라면으로 해장을 한다 갈 겆이가 막 끝난 한적한 시골 논밭길을 을씨년스럽게 터벅터벅 걷다가 성에 눈 발이 내려앉은 산 길로 들어선다 인생이 어떻고 청춘이 어쩌고 머리통이 깨지도록 고뇌를 해봐도 뽀족수가 먹통이다 사는게 다아 그런 것인데 뭐 혼자 별나게 살아 온 것도 아니거늘 ..

습작/제3 試冊 2007.02.13

서울역에서

서울역에서 솔새김남식 그를 만나기 위해 서울역으로 나갔다 기다림은 지루한 것이기에 더디 올리 없건마는 매번 도착하는 열차에서 그가 보이지 않는다 기다림에 긴 시간 일지라도 우리는 힘든 사랑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너에게로 네가 나에게로 가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정지된 시간에 살며 우리가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네가 전해주는 모든 소식에는 그리움과 보고픔 그 모두를 안겨주는 기다리는 것이기에 애타는 마음이 다 녹아 있었다 이번 열차에는 꼭 네가 탔겠지 힘들어도 기다림에 익숙 하자 마지막 열차까지 기다리자 마침내 내게 웃음으로 당도 할 널 기다릴 것이다

습작/제3 試冊 2006.09.21

청기와집

청기와 집 / 김남식 광화문 네거리를 팔아서 팔판동 북악산 청기와 집을 사고 싶어서 너도나도 아우성치네 청기와 집에 들어가면 그렇게도 좋을까 온갖 비난과 수모를 다 받아도 변함이 없네 광화문 네거리를 몽땅 팔아서 팔판동 청기와 집을 사려고 서너 명이 치고 빠지는 막장 고스톱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알기나 하는지 바람빠진 풍선처럼 서로가 큰 소리로 북 치고 있다

습작/제3 試冊 2006.07.23

봄의 왈츠

봄의 왈츠 솔새김남식 꽁꽁 얼었던 대지위로 봄볕이 가득 쏟아져 내립니다 늘 가슴 시렸던 날 이 따스한 봄볕을 보고자 추운 겨울 참아 낸 것이 아닐까요. 봄은 그 많은 새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 오고 앞뜰에 늘어진 버들가지 멀리서 바라 보니 어느덧 푸른빛을 내고 있네요. 앞 마당에서 뛰어 놀던 강아지도 오늘은 신이 났다 눈부신 오후 그윽한 모카향이 풍기는 차 한 잔이 그립다.

습작/제3 試冊 2005.05.12

지울수 없는사랑

지울수 없는사랑 solsae kns 지울 수 없는 사랑이 되지 않도록 조금만 사랑하도록 하세요 사랑이란 아파할 만큼 그 사랑을 지우는 기간은 두 배랍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누구나 그런 걱정을 하며 아파하려 또는 미리 지우려고 사랑하지는 않겠지요 울지 마세요 사랑이 떠났다고 더좋은 사람이 기다릴거예요 아름다운 마음 가꾸며 고운 마음으로 이여주는 사랑으로 배려하며 살아가세요

습작/제3 試冊 2005.04.09

춤추는 자동차

춤추는 자동차 solsae.kns 가을비에 흠뻑 젖어드는 밤 네온불도 꺼진 한강 고수부지 이따금 흐르는 강물 소리가 고요의 적막을 깨고 철썩거린다. 자동차 윈도우에 하나둘씩 떨어진 낙엽들이 커텐으로 드리워지면 불타는 사랑이 시작 된다. 오늘은 네가 그리운 날 이리떼 처럼 달려드는 욕망은 하늘로 솟아 오르고 주제할 수없는 肉慾이 파도를 친다 용광로처럼 달구어진 짐승들이 차안에서 지랄발광을 하고 (여가호텔인줄아는지) 신음소리가 절정에 이르면 크락숀이 밤하늘에서 훌라춤을 춘다.

습작/제3 試冊 2005.03.23

시내버스

시내버스 솔새김남식 어딜 가려고 시내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가 너무 안 오면 짜증이 나죠 약속 시간은 없고 그래서 다른 버스를 타고 중간에 내려서 다시 갈아타고 갈 때가 누구나 한 두번은 있다 그런데 조금후에 꼭 후회를 해요 내가 타야 할 버스가 내 앞을 지나가고 그냥 조금 더 기다릴껄 그래서 오히려 더 늦을 때가 있다 급하다고 아무 버스나 타지 마세요 꼭 후회 합니다. 그냥 조금 더 기다렸다가 진짜 타고 싶었던 그 버스를 타세요 일도... 사랑도..... 후회하지 않도록 너무 서두르지는 마세요

습작/제3 試冊 2004.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