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낯선길로 떠나본다 솔새김남식 외로워도 좋다 그냥 쓸쓸해도 좋다 누군가 옆에 와서 치근대지 않아서 그저 좋다 쫄아 빠진 오징어 한 마리에 뚜껑 따진 소주한 병 종이 컵에 한 잔을 따라 마시며 야간열차를 타고 무작정 낯선 곳을 찾는다 잘근잘근 고독을 씹다가 새벽 여운이 감도는 어느 낯선 정거장에서 내린다 아직은 춥지 않으니 연탄 난로를 벗삼아 빈 대합실에서 쭈그리구 앉아 날이 새길 기다린다 얼마후 누군가 깨우는 소리에 일어나서 컵 라면으로 해장을 한다 갈 겆이가 막 끝난 한적한 시골 논밭길을 을씨년스럽게 터벅터벅 걷다가 성에 눈 발이 내려앉은 산 길로 들어선다 인생이 어떻고 청춘이 어쩌고 머리통이 깨지도록 고뇌를 해봐도 뽀족수가 먹통이다 사는게 다아 그런 것인데 뭐 혼자 별나게 살아 온 것도 아니거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