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3 試冊

삼복더위

시인김남식 2021. 7. 23. 12:34

삼복더위 솔새김남식

 

고온 다습한 날씨로 햇볕이 강렬하게 내리 쬐고

밤에는 심한 더위가 지속하는 열대야가

사람을 정말 못살게 하는 계절이다

선풍기를 틀고 ​팔자 늘어진 모습으로

쇼파에 누워 있어도 바람의 열기는 아라곳 않는다

이럴 때 한 줄기 소나기를 기다리거나

태풍이 오길 바라지만 항상 기대를 빗 나간다 ​

 

해마다 여름이면 다가오던 수 많은 태풍도

어느해 부터인가 소멸되었다

여름이라 더운 게 당연한데

그 당연한 사실을 못 받아 들이고

그저 궁시렁 거리는 이 중생(衆生)에 욕을

천지신명은 바가지째 들어도 싸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때문도 그렇다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TV에 코박는 하숙집아지매!

애들이 부르는 트롯트노래 화면에 몰입하여

더위도 잊은듯 보고 있는 모습이 도인처럼 신기해 보인다 ​

소파에 누워서 한숨 자고 나니까 어느덧 저녁때

더위를 식혀 줄 한줄기 소나기가 그립지만

먹구름이 하늘위로 지나가건만 비는 내리지 않는다

 

모기에게 줄 사약을 싣고 소독차가

하얀 연막을 품으며 골목길을 지나가고

창밖으로 매미소리가 요란하다

두부장수. 생선장수, 야채장수가 더위도 잊은듯

차에서 호객하는 소리가 왠지 불쾌지수를 더 하는데

집으로 올라 오는 길목 어귀에서

강냉이를 쪟서 파는 아줌마는 얼마나 더 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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