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가라 한다 솔새김남식
오늘 아침에는 아프다고 하니까
마누라가 병원에 가라 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듯
다 늙은 남편이 아프다니까
병원에 가라고 한다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면
하루에 일상이 재미없고
늙어가니 세상이 다 싫다고 할 터인데
어디가 아픈지 물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병원에 가라한다
걱정 마시오
내가 당신에 친구가 되어
마음이 아프면 빨간 약도 발라주고
심심하지 않도록 유치원 아이들처럼
노래도 불러주고 재롱도 해줄께요 하면
눈물나게 고마울터인데
당신이 번 돈은 당신이 쓰고
내가 번 돈은 내가 쓸터이니
각자 서로 귀찮게 하지 말라고 한다
내가 아프다 하니까
걱정 보다는
껌딱지가 될까바 지금부터 걱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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