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서/낭만찻집

겨울편지

시인김남식 2019. 12. 9. 11:53

겨울편지 솔새김남식

 

겨울이 길어 질수록 겨울이 유난히 추울수록

누군가 그리울 때가 있다
독수공방 고독한 밤에는 따뜻한 아랫목이 그립고

마음이 추울때는 따듯한 편지를 받고 싶다

.

 

좀 춥지만 벙어리 장갑을 끼고 누군가와 같이 

한 손에 방금 구워 낸 군밤봉투 

다른 한 손에는

다른이가 내 손을 잡고 하얀 눈 길을 걷고 싶다

  

긴긴밤을 이룰 수가 없다면 

누구에게도 좋으니

받을 사람이 없어도 쓰는 겨울편지   
눈이 내린 하얀 도화지 위에 좋아하는 사람

이름도 쓰고 예쁜 그림도 그려 보고

 

미워했던 사람에게는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따스함이 필요한 계절

잃었던 사랑도 따뜻하게 익어가고

그래서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혹시 당신은 아직도 내사랑이 필요한가요

 

<

 

'필서 > 낭만찻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석과 자야의 사랑이야기  (0) 2021.03.24
野談說話 밴댕이소갈머리  (0) 2020.04.04
사랑하는 당신에게   (0) 2019.05.06
봄을 닮은 그 사람  (0) 2019.04.21
명상의 시간  (0) 2019.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