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2 詩冊

소멸

시인김남식 2014. 8. 25. 16:27

소멸消滅   솔새김남식


그가 보고 싶다고 괴로워하면

머릿속에서 더 오랫동안 존재하게 되고

그래서 점점 힘들게만 하는 게 남녀의 관계

누굴 사랑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고

어떤 이유로 인하여 헤어지는 일

사랑하는 것보다도 더 힘들고 고통이 따른다

 

보고 싶으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떠나 보낸 사람

하지만 한번 떠난 사람은

쉽게 그 자리로 돌아오지 못 한다

그것은 보낸 사람이나 떠난 사람이나 똑 같이

빈자리를 남겨 두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누군가를 사랑한다 하여도

내일이면 변하는 게 인지상정이고 자욕恣慾이다

그래서 사랑은 불변이라는 건 없다

이것을 이해시키는데 긴 설명이 요구 되지만

한마디로 영원한 사랑은 없다

아주 기나긴 세월을 사랑했다 하여도

아니 목숨을 건 사랑이라 하여도

돌아설 때는 모든 것이 자연히 소멸消滅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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