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그릇 솔새김남식
따뜻한 연탄불 아랫목에는
솜이불 두툼히 덮어 주고
늦은 귀가를 기다리는 당신을 위한
밥 한 그릇이 있었다.
아이들은 엄마 무릎에 누워서
동화책을 읽거나
옛날이야기 들려 주던 시절
텔레비젼은 거의 없었다.
이불속에서 아이들이 어쩌다
밥 그릇을 발로 차면
아빠 것이라며
헝클어진 밥 보자기를 다시 싸매던
훈훈한 온정이 있었다
퇴근길 호떡을 사들고 벨을 누르면
아이들이 대문까지 마중했고
온식구가 밥상에 둘러 앉아 식사하던 그 시절
적어도 가족애는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지붕 세 가족으로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자식은 자식대로
각자 편한 시간에 밥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