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2 詩冊

밥 한 그릇

시인김남식 2013. 12. 1. 10:56

밥 한 그릇    솔새김남식

 

따뜻한 연탄불 아랫목에는

솜이불 두툼히 덮어 주고

늦은 귀가를 기다리는 당신을 위한

밥 한 그릇이 있었다.

  
아이들은 엄마 무릎에 누워서

동화책을 읽거나

옛날이야기 들려 주던 시절

텔레비젼은 거의 없었다.

  
이불속에서 아이들이 어쩌다

밥 그릇을 발로 차면

아빠 것이라며

헝클어진 밥 보자기를 다시 싸매던

훈훈한 온정이 있었다

  
퇴근길 호떡을 사들고 벨을 누르면

아이들이 대문까지 마중했고

온식구가 밥상에 둘러 앉아 식사하던 그 시절

적어도 가족애는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지붕 세 가족으로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자식은 자식대로

각자 편한 시간에 밥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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