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보고싶은 소녀J_16 솔새김남식
어느덧 차는 팔당대교를 건너서 하남으로 들어 서고 있었다.
자신있게 첫사랑이라고 모두에게 말하기에는 좀 부끄럽지만 아뭏튼 사랑과 현실은 거리가
멀다는 것을 늦게서 알았다.
차는 하남 시내를 벗어나 서울로 접어 들었다. 저녁 퇴근길 차가 점점 밀리기 시작한다
문득 이런 옛 성인의 글귀가 생각이 났다
"수천생을 반복한다 하여도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일은 드문일이다.
지금, 바로 후회없이 사랑을 하라 사람은 사랑 할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다."
.
하루해가 검단산을 꼭대기에 걸터 앉아 우리를 따라 오고 있었다
이대로 그냥 헤여저야 하나 아니면 다음을 기약해야 하나 마음을 잡을 수가 없었다
서울 시내로 들어서니 차가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길동 사거리를 지나서고 있다
그리고 이어서 그녀와 헤어지기 위해서 올림픽공원역 부근에서 차를 세웠다.
지나온 아름다운 것을 되돌릴 수 없었고 아쉬움만 하나가득 쌓여있을 뿐
내게는 어떤 위로의 말도 필요가 없었다.
그냥 만남으로 행복을 느껴야했고 그것으로 만족해야 햇던 나이기에 아무 할 말이 필요 없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소녀를 만났지만 그냥 담담할 뿐 어찌할 수가 없는것이기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담아도 담아도 끝이없고 부어도 부어도 모자른 사랑이였다
살아온 내 삶에 일부였던 그녀의 생각이 활동사진처럼 영상으로 머리속을 스친다하여도
이제 그림속에서 환상으로 남아야 했다,
모든게 끝나는 작별의 순간이 시작되고 있었다.
다시는 만나지 않아야 한다면서 미련을 놓지 못하고 말꼬리를 길게 잡고 있었다
"꼭 한번은 부답없이 다시 만나구 싶다"
"됐어요. 만남이 잦으면 안 돼요. 오늘로..."
"그렇치만 헤어지기 넘 아쉬워"
"아름다운 추억으로 각자의 가슴에 그냥 지금도 남았있다면 우린 그것으로 만족해야죠"
"정말이다. 아마 네가 보고 싶을때 딱 한번은 연락 할지도 몰라"
"미안해요. 자꾸 그러면 저 멀리 도망 갈꺼예요"
자꾸 이러는게 아닌 줄 알면서도 웬지 그냥 그래 내맘다 알지 재희씨...!"
"우리가 몰래 만나는거 남편이 알면 정말 곤란해요"
"그건 나도 잘 알고 있어. 조심할께"
"오빠, 그냥 여기서 헤어져요. 전 지하철 타고 갈께요"
"아쉽다. 조급만 더 있다 가자. 응"
어쩌면 철없는 바보 같았다.
안되는 줄 뻔히 알면서 그녀 마음을 시험하는 것처럼 나는 나쁜남자처럼 괴롭히고 있었다
마치 엄마가 아이를 놔두고 다른 곳으로 멀리 떠나는 느낌이었다.
아쉬움에 두 손을 꼭 잡았고 그녀가 손을 잡아빼도 놓치 않았다.
"년말쯤에 한번 얼굴볼 수 있도록 하자. 응"
"안돼요 정말 그러면"
"왜?"
"한번 만나면 또 만나야 되고 그러면 언젠가는 후회 될지도 몰라요"
"그런데 보고 싶으면 어떡해"
"이제껏 잘 지냈 왔잖아요. 참아야 해요. 이렇게 자꾸 보채면 정말 곤란해요"
"미안해 내가 바본가봐"
"집에 오빠를 기다리는 언니가 있고 저도 남편이 있어요"
"그런걸 모르는 내가 아니잖아."
"그러면 자꾸 내 마음이 혼동돼요"
"그럴까"
"한때 좋아했던 동생이 있었다고 그렇게 기억해 주면 전 그것으로 행복해요"
"미안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내 얼굴 오늘 살컨 보세요"
정말 보고 싶은 소녀였다.
그냥 그렇게 쉽게 잊혀 버릴 수 없는 여자였다
철없던 어린시절 한동네에서 3년을 같이 살았으며 처음으로 이성이 뭔지 알았던 여자이다
그리고 세월은 훌쩍넘어 30년만에 직장동료의 아내가 되어있는 그녀를
어렵게 만났지만 현실은 외면 할 수가 없었다.
"무슨일 생기면 연락해야 돼”
"술,담배 조금씩 하구. 오늘 정말 오빠땜에 모처럼 즐거웠어요"
"어딘가에 있다면 다시 만나겠지"
"자꾸 그러시면 전 어떡해요"
"...."
"만날 수 없다고 너무 미련두지 말고 아파 하지도 마세요"
그녀의 손만 꼭잡고 있으면 떠나지 않을것 같았다
기쁘게 보내기 위하여 가슴은 다스려야 했다
"나 때문에 술 많이 하지는 마세요. 그리고 예전처럼 미련 두지말고 머리속을 비워 두세요"
"재희야! "
"알았어요. 오빠가 어떤 말을 하려는지....."
오늘의 만남이 쓸쓸한 미소가 길어지지 않도록 애써 마음을 추수르며 가다듬었다.
아무렇치도 않는듯 태연하게 그녀와의 작별을 해야 한다.
추잡하게 행동해서는 안된다고 남자답게 해야 한다고 생각 했지만 처음부터 그러하지를 못 하였다
어떤 여휴의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우리는 그렇게 헤여지고 있었다.
아쉬운듯 다시 손을 꼭잡고 있었다.
이제 이 손을 놓치면 영영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저어.... 내릴께요“
"....응.......잘가."
"조심해서 가세요.."
재희가 자동차 문을 열고 내린다.
이미 정해저 있는 연출 순서에 따라 손은 힘없이 풀어지고 이렇게 보내선 안 되는 것인데 요동치고 있었다
마음이 순간 동요되어 것 잡을 수 없이 흐트러지고 있었지만 자신을 재찍해야 했다.
반쯤 열린 자동차 문틈 사이에서 아쉬움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안녕히! 가세요. 그리고....”
"재희야!”
그녀를 기쁘게 보내기 위하여 억지 웃음을 보여야 했다.
재희가 가던 발길을 다시 와서 내 손을 잡는다
그녀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고 잠시 찡한 눈 인사를 나누었다.
사랑은 그저 보잘 것 없는 하나의 흉물인데 사람들에 왜 그것에 목을 맬까
"오빠. 저도 정말 너무 보고 싶었어요”
"재희야"
아니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알았어요. 운전 조심하고 가세요"
"잘가, 내 생각 많이 해야 한다."
아주 길게 아쉬운 작별에 악수를 하였다
"이렇게 보내서는 안되는 것인데,...미안해 정말 미안하다"
내 작은 목소리는 허공을 맴돌고 있었다.
이미 마음이 떠나가 있는 어떤 사람에게 돌아 오라는 욕심을 내 뱉는다
모든 남자들은 이기심에 자신의 편해서 해석을 하기때문이다
내가 꼭 쥔 손에서 힘없이 떨어저 나간 그녀는
지하철 역을 향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총총히 걸어가고 있었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역 지하철 계단에 내려 가는 그녀의 까만 머리 끝이 보이지 않을때 까지
뒤 모습을 그냥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울컥하는 마음에 목이 메이고 있었다
가는 사람을 잡을 수 없는 현실을 부정 할수 없었다
아마 이런게 사랑일까
사춘기 어린시절 내개 사랑이 무언가를 처음으로 느끼게 한 여인이었다
그리고 그리움까지......
한동안 그 자리에서 멍하니 있었다
그녀의 체취가 모두 사라질때까지 약 10여분을 그곳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차를 천천히 돌려서 방이동을 빠져 나왔다.
30년만에 어렵게 다시 만나서 하루 시간을 같이 있다가 우리는 기약도 없이 다시 헤어져야 했다
언제 다시 만나야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
이제 인연의 굴레를 벗어나 미련도 두지말고 서로 각자의 길을 가면 된다
지나간 사랑에 목메이는 것처럼 바보스런 행동은 없다
그녀와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하나둘 핀 늦가을 코스모스가 자동차 바람에 힘없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에 지나간 사랑처럼 꽃잎도 가을빛에 누렇게 바래 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 차안에서 카 라디오를 켰을때 우연히 들려오는 이 노래 해후
"어쩌면 나 당신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라는 가사 대목에서
그저 마음이 숙연해진다
마치 지금에 나를 달래듯 내 맘을 노래하는 것 같았다
심성이 짠하게 다가 온다
그녀도 그럴까
"사랑해 그 순간만은 진실이었서 ~ ~"
마무리 가사에서
이별의 예감 때문에 노을진 우리에 만남 ~~~
현실을 부정할 수 없기에 헤어질 수 밖에 없는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그런뜻이 있는 가사이다
당시 최성수의 노래 "해후" 가 한참 인기 절정에 있었다
이 노래는 최성수 작사로 되어 있지만 사실은 내가 알고 있는 朴謀시인이 작사했다
그는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는 어떤 여자와 마지막 이별을 예고하고
어느날 양수리에 있는 찻집에서 만났지만 자신에 뜻을 모두 전달하지 못한 채
이별의 아픈 마음을 혼자 삭이며 돌아 나왔다고 한다
그때의 심정을 詩로 표현하였고 훗날 최성수에게 자신의 작품을 건내 주었다고 한다
낙엽이 내린 가로수 골목길을 무심히 지나려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이 노래 '해후'
찬바람이 불어 쓸슬함이 느겨질 때면 더욱 생각나는 이 노래
꼭 무슨 사연이 있어서가 아니라도 저 깊은 곳에서 무언가 아련하게 되살아나는
가슴을 아프게 해 준주는 노래이기에 발 길을 멈추게 한다
특히 떠나간 연인에 대한 미련이 생각 날 때면
더욱 이 노래가 가슴에 남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 노래이다
언제인가는 누군가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리움이고
웬지 한번은 다시 꼭 만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기다림을 연습하게 한다
잊을 수 없는 사람 잊혀지지 않는 이름이 있어 가슴에 담아보는 노래이다
그런데 정말 우연히 마주쳐지지 않는 인연이라면
해후라는 노래가 가슴에 더 깊이 남아 있다
어느 새 바람 불어 와 옷 깃을 여미어 봐도
그래도 슬픈 마음은 그대로 인 걸
그대를 사랑하고도 가슴을 비워 놓고도
이별의 예감 때문에 노을 진 우리의 만남
사실은 오늘 문득 그대 손을 마주 잡고서
창 넓은 찻 집에서 다정스런 눈 빛으로
예전에 그랬듯이 마주 보며 사랑 하고파
어쩌면 나 당신을 볼수 없슬 것 같아
사랑해 그 순간만은 진실이었서
해후의 뜻은 오랫동안 헤어졌다가 우연히 마주치다 라는 뜻이다
여러분은 혹시 가슴속에 이런 사람이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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