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보고싶은소녀_15 솔새김남식
너무 오래 않아 있기 미안해서 식당을 나왔다,
산길을 돌아 구비치는 강물은 무심히 바라 보다가 강변 아래로 내려와 강변돌을 주워서
강물위로 힘껏 멀리 날려 보내 본다.
그러나 지금에 내 심장에는 그리움 보다는 심술이 가득히 고여 있었다.
그녀가 내 가슴에 묻고 펑펑 울기를 바랬었다
보고 싶었다고....
왜 나를 찻지 않았냐고 말이다
이것은 철없는 생각이였지만 그녀에게 그냥 심통을 부리고 싶었다.
그렇게 하면 내가 바보겠지...
그러나 현실은 항상 멀리있는 것이기에 나는 길바닥에 돌뿌리라도 있었다면 툭하고 그냥 차고 싶었다.
지금 아스팔트 위의 차들은 어디론가 분주하게 달리고 있었다
산야의 단풍은 하나둘 가을 바람에 날리고 있다.
만추의 오후 햇살은 엷게 비추고 있는데 우리 사랑은 30년이 지난 지금은 빛이 바래있었다
그리고 제자리에 멈추고 있었다.
늦가을 바람이 몹씨 차겁게 느껴젔기에 큰길 언덕에 있는 작은 카페로 들어섰다.
카페에 들어서니 실내에는 가을 노래들이 선곡되어 은은한 피아노 곡이 들려 온다.
커피잔에 설탕과 프림을 적당히 섞어서 그녀는 내게 내 밀었다
거짓말 같지만 지금껏 한번도 잊어 본적은 없다고하며 잠시 깊은 상심에 빠진 얼굴을 하고 있다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제희씨~ 우리 만난거 어떻게 생각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으니 서로 한번은 만나야겠지요"
"만날 생각은 없었어?"
"만날 생각 보다도 사실은 만나기가 두려웠지요"
"왜"
"되돌아 갈 수가 없는데 만남 자체가 의미가 없을것 같아서요"
"그렇까?"
"만나지 않았다면 아마 어렵게 지냈을껏 같았구"
"그게 무슨 뜻이지.."
"불안하게 지냈을꺼 같아요"
"왜..."
"그렇지 않아요... 남편이 다 알고 있는데.."
마음에 동요를 일으키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그녀에 손을 덥썩 잡았다.
그리고 내몸은 그녀에게 가까이 가고 있었다.
"재희야~"
"네"
"옛일 생각나지"
"그럼요. 오빠, 생각나요 아주 또렸이...."
"철없던 그시절 지금은 돌아 갈 수 없겠지?"
"흐르는 세월이 그렇게 만들었지요"
"어디에 살고 있는지 나는 궁금했는데...한번은 만나야 될꺼 같았고"
"................"
"만나지 않고선 나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꺼 같았어 나는...."
"저도 무척 궁금햇어요 오빠가 어떻게 변햇을까.."
"단발머리 소녀가 어른이 되어서 내 옆에 있으니..."
"길에서 우연히 만나면 잘 모르꺼 같죠?"
"으응..하긴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으니까.."
"내가 왜 그렇게 몰랐을까. 박부장하고 15년을 같이 근무 했는데"
"오래전에 알고 있었지만 겁이 나서 혼자서 애만 태웠어요"
"재희가 연락하면 만나는 일이 쉬웠는데,,,"
"만나는게 부담 되기 때문에 연락하지 않았을 뿐이예요"
"이렇게 만나려 그랫나었나봐"
"지나 보면 그때가 좋은거 같아요. 어머니가 돌아 가시지 않았다면 시골에 오래 살았을꺼고
그리고 우린 더 가까워 질 수 있었겠죠?"
"글쎄....아마 인연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지......"
나는 그녀를 가볍게 않았다.
"재희야.."
"오빠! 언니가 잘 해 주세요"
"응!"
"행복 하세요?"
"누구나 사는 거 그냥 다 그렇지 뭐?"
"어쨌든 재희도 행복해야지..."
재희는 친정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한다.
남편은 성격이 소심해서 그렇지 재희에게 잘 해 준다고 나를 안심시키고 있었다.
아버지는 퇴직하고 고향에서 농사 지으며 살고 있으며
재혼한 새 어머니가 얼마후 재산을 모두 사기치고 도망 갔다고 한다
맏딸인 재희가 아버지의 생활비를 얼마간 매월 보내 준다고 한다
그래서 학교에 지금도 나가고 있다고 한다.
퇴금길에 차가 밀릴 것 같아서 카페를 나섰다. 그리고 서울로 차를 돌렸다.
자동차에서 나는 그녀의 손을 내내 꼭 잡고 있었다.
한손은 핸들을 잡고 한 손은 그녀의 마음을 잡고 있었다
그녀의 따스한 손이 전신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어쩌면 오늘 만남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우리는 서로 말이 없었다.
이제 와서 다시는 지난 과거를 되 돌릴 수 없는 일이다.
마음이 자꾸 불안하고 무엇에 쫒기는 느낌이다
만남이 만남으로 끝내야 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안타까움에 무슨 일이라도 저지르고 싶었다.
첫사랑의 아쉬움은 현실에서는 충족 시켜주지 못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어떤 말도 아무런 도움 없기에 말은 하지 않았다.
그녀는 피곤했덨지 눈을 감고 있었다.
차는 부지런히 서울로 가고....차가 양수리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강변 양쪽으로 나 있는 길위에는 무수한 차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어쩌면 오늘이 처음이고 또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해가 질 때 까지라도 같이 있고 싶었다.
이대로 헤어지기가 너무 싫었다.
정말 어찌해야 하는지 ...
양수리 강변 두물머리 유원지에 들어 가서 차를 세웠다.
강물위로 차거운 늦가을 초저녁의 뽀안 물안개가 피어 오른다.
해는 서쪽 산등성를 얼마 두지 않았고 바람이 쓸쓸하게 등골속으로 내려온다.
낙옆이 아무렇게나 바닥에 힘없이 딩글고 있었다.
강물위로 낙엽이 힘없이 떨어지면 파문을 일며 뱅그르 물위에서 헤염을 친다
일요일이면 사람들이 한창이던 가게들도 무척 썰렁했다.
인생도 사람에 삶도 저 가게처럼 아무도 찾아 오는 이가 없다면 얼마나 삭막하고 적막할까 잠시 생각 한다.
강바람이 휭하니 달려 나왔다가 돌아가고 다시 달려 나오고 그렇게 한다
한산한 유원지가 을씨년스러워서 그냥 가능게 좋다고 했다.
마음이 조마조마해서 더 이상 머물고 싶지를 않았다
간이 찻집에 들어가 몸을 녹이고 싶었지만 그냥 그곳을 빠저 나왔다
양수대교 아래로 북한강이 흘러 내려 오고 강물 위에는 저녁 햇님에 그위에 앉아 있었다
힘차게 4차선 자동차 전용 도로를 올라섰다
서울이 가까워 오면서 차가 더욱 밀리고 있었다.
몇번이나 두리번 거리며 나는 그녀 얼굴을 자꾸 바라 보았다.
그러자 그녀의 손이 내 얼굴 한쪽을 만자더니 앞을 똑바로 보라고 장난스럽게 고개를 돌려 준다.
"재희야~"
"왜 그래요~"
"자꾸 그러지 마세요 마음이 혼란스러워요."
"미안해...."
나는 그녀 손을 세계 잡는다.
지금 우리 에게는 사랑한다는 말 따위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말을 나는 할 수가 없었다.
차는 팔당대교를 건너 하남으로 들어 서고 있었다.
자신있게 첫사랑이라고 모두에게 말하기에는
좀 부끄럽지만 아뭏튼 사랑과 현실은 거리가 멀다는 것을 늦게야 알았다.
차는 하남 시내를 벗어나 서울로 접어 들었다.
차가 점점 밀리기 시작한다. 문득 이런 옛 성인의 글귀가 생각이 났다
"수천생을 반복한다 하여도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일은 드문일이다.
지금, 바로 지금 후회없이 사랑을 하라 사람은 사랑 할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다."
하루해가 검단산을 꼭대기에 걸터 앉아 우리를 따라 오고 있었다
이대로 그냥 헤여저야 하나 아니면 다음을 기약해야 하나 마음을 잡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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