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보고싶은그소녀_14 솔새김남식
지금 그녀가 내 옆자리 앉았다
아~~ 몇년만인가?
이 기쁨을 누구에게 말해야 하나
자동차는 청평땜을 지나 양수리를 지나 북한강으로 이르는 강변길을 접어 들었다
이런저런 지나간 기억들을 활동사진으로 되 돌리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차는 어느새
춘천으로 가는 경춘국도에 접어 들었다.
가을 바람에 나무 가지가 힘없이 흔들거리고 있었다.
사랑은 무심한 새월을 다시 돌려놓고 있었으나 정말 때늦은 후회의 시간이였다
이렇게 만나지를 않았다면 아마 생병나서 누군가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소녀를 어렵게 만나서 지금 춘천으로 여행을 가고 있는 것이다.
만추의 가을 낙엽들이 달리는 자동차 사잇길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강촌역 부근에서 차를 세웠다.
차안에서 내려다 보이는 강물은 변함없이 흐르고 있었고
산천초목의 산야도 온통 단풍으로 예년처럼 곱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다만 변함이 있다면 지금에 우리 마음이고 쪼그라진 우리들에 자화상이였다.
그 오랜 세월을 돌고 돌아와서 이제야 우리가 회포를 푸는듯 하였다
서울에서 여기까지 오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남편과 같은 회사에 근무한다는 것을 야유회에서 찍은사진을 보고서 알게 되었고
그리고 총무과에 전화로 확인을 했다고 한다.
그때는 결혼초였고 그래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집들이에 회사직원 초대하는 것을 반대했고 그럴때면 어떤 핑개를 해서라도 부엌일을 하면서
위기를 피해 갔다고 전 한다.
알게 모르게 그녀가 마음 고생을 많이한 것 같았다
남편에게 회사를 옮기라고 여러번 이야기를 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한다
얼마후 우리집 상가일로 조문차 남편이 우리 시골집에 다녀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그냥 아는 사람일라고 했을뿐 다른 이야기는 없었다고 한다.
다행히 남편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 그날일은 모두 잊고 있었다 한다
간간히 눈시울을 적시며 그녀는 세월을 아쉬워 하는듯 간간히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당시가 아닌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서 그것도 구미 출장길에서 남편이 왜 내게
시골 이야기를 물었는지 자신은 도저히 알수 없다고 말한다.
즉 무언가 남편이 이제 껏 마음두고 있었던게 아니냐고 내게 되 물어온다.
덧붙혀 나는 그녀의 결혼 생활에 대해서도 조금 물어 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별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행복하냐고
아니 행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녀의 어린시절을 생각하면 다른 사람보다 더 행복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그가 어머니를 여의고 살아 온 지난 이야기를 내게 들려 주었다.
그녀는 지난 생활이 힘 들었는지 간간히 목멘소리도 이어가곤 했다
15살에 어머니를 갑자기 잃고 어린 나이에 견디기 어려운 시련이였고 아버지 재혼으로 새엄마와
사이가 안 좋아서 동생들과 욋가집 아니면 이모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어머니 이야기를 할 때는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여가고 있었다.
수건을 꺼내 그녀의 눈물을 훔치고 어깨를 가볍게 두들겨 주며 그렇게 옛날 어린시절 처럼 다독여 주었다.
내가 잘 모르는 무언가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듯 했지만 더 이상 알려고 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냥 그녀에 맘을 읽어주는게 내가 해야할 일 이었다 .
경기도 시흥에 있는 금별초등학교 근무할 때 하숙집 주인의 소개로 남편을 만나 결혼 했다고 한다
동생들과 집안일로 혼기를 놓처기에 서둘러 결혼식을 했다고 한다
자녀는 1남 1녀로 모두 고등학교에 다닌다고 한다.
내 이야기는 하나도 궁금한게 없는지 물어 보지를 않는다.
어쩐지 서운한 생각에 시샘하는 말을 내 밷고는 그냥 차에서 내렸다
늦은 점심을 하기 위해 우리는 식당으로 들어 갔다.
내가 바보같이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원하고 있지 않나 식사를 하면서 좀 미안했다
그런데 정말 보고싶은 소녀 재희를 만났지만 웬지 덤덤한 느낌이였다.
처음은 가슴이 뛰는 듯 했지만 만나게 되면 멈추었던 가슴이 계속 한없이 띄고
그많은 좋은 말들이 줄줄 이여갈 줄 알았다.
그렇게 보고싶고 그리워했고 내 일기의 전부를 채워 준 그녀 였지만
사십이 넘어서 오십이 가까워진 아줌마로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 그녀
손만 닿으면 잡을 수있는 거리에 있었던 그녀 였는데....
차만 타면 갈 수있는 곳에 그녀가 살고 있었는데....
지금은 마치 어느 환상속에서 깨어나라고 악마가 채찍을 하고 있는것 같았다.
내 나이도 사춘가가 아닌 이미 오십줄이다
내가 너무 기대를 하지 않았나 생각 해보았다
그냥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같이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첫사랑은 가슴에 숨겨 있을때가 아름답다는 말도 생각이 났다
어쩌면 더 그것이 숭고할런지 모른다는 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그리워하고 그녀가 불쌍해서 혼자 가슴 아파하고 난 그랬다
그런데 보고 싶어하고 애태워 하는것은 과연 무엇 때문일까
아직도 그에 대한 연민의 정이 남아 있는 게 아닐까
나혼자 그렇게 바보같이 보고 싶고 왜 그리워 했는지 말이다.
그런 것들은 어쩌면 산산히 조각처럼 부서지고 세월은 우리를 과거로 되돌릴 수는 없었다.
어자피 인연이 없었던 것이기에 흘려버릴 수 밖에 없다.
누구를 원망해도 소용없고 무엇을 탓해도 부질없는 일이였다.
한참 동안은 서로 말이 없었다.
너무 오래 않아 있기 미안해서 식당을 나왔다,
산길을 돌아 구비치는 강물은 무심히 바라 보다가 강변 아래로 내려와 강변돌을 주워 강물위로 멀리멀리 날려 보냈다.
그러나 지금에 내 심장에는 그리움 보다는 심술이 가득히 고여 있었다.
그녀가 내 가슴에 묻고 펑펑 울기를 바랬었다
보고 싶었다고
왜 나를 붙잡지않고 또한 찾지 않았냐고 말이다
이것은 철없는 생각이였지만 그녀에게 그냥 심통을 부리고 싶었다.
그렇게 하면 내가 바보겠지
그러나 현실은 항상 멀리있는 것이기에 나는 길바닥에 돌뿌리라도 있었다면 툭하고 그냥 차고 싶었다.
지금 아스팔트 위의 차들은 어디론가 분주하게 달리고 있었다
가을 산야의 단풍은 하나둘 바람에 날리고 있다.
11월 만추의 오후 햇살은 엷게 비추고 있는데 우리 사랑은 30년이 지난 지금은 빛이 바래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멈추어 있다.
한 모금의 커피를 마시면서 남자들에 이중성에 대하여 속으로 생각해보았다
'古書 > 단편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말보고싶은소녀_13 (0) | 2013.01.30 |
---|---|
1. 겨울여행 (0) | 2013.01.26 |
정말보고싶은소녀_15 (0) | 2013.01.16 |
정말보고싶은 소녀_16 (0) | 2012.12.12 |
정말보고싶은 소녀_17 (0) | 2012.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