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보고싶은소녀J _14 솔새김남식
출장길에서 날 벼락같은 이야길 동수에게서 듣고 그날 이후 웬지 찜찜한 생각에 매일 기분이 좋지않았다.
그에게 배신당한 느낌이라고 할까 솔직히 박부장 동수가 보기도 싫었다.
동수 그 사람도 분명히 그랬을 것이다.
이젠 회사에서 사무실에서 회의 석상에서 마주 대하기가 좀 껄끄러웠다
서로가 은연 중 자리를 피하는 눈치였다
회사 생활이 예전 같지 않았다.
그 속을 모르는 다른 사람들은 이상하다는듯 의해했지만 개념치않았다
벌써부터 서로가 물과 기름처럼 걷돌고 있었으면 전쟁중에 휴전한 것 처럼 언젠가 다시 또 싸울기세 였다.
말은 하지 않아도 이상한 얼굴로 바라보는 눈초리가 마치 내가 갖고 놀던 장난감을 꼭 친구에게 빼앗낀 기분이다
정말 보고싶은 소녀가 지금 와서 내게 꼭 필요한 존재는 아니지만
모든 것은 순리대로 풀어야 한다고 그리고 누굴 미워하거나 싫어해서도 안 된다고 자책을 해 본다
하지만 그렇다고 남자끼리 이실직고 해서 술 한잔으로 서로의 오해를 풀어야 할 숙제는 더 더욱 아니였다
서로에게 아니 남자들에게는 승부욕이 있고 꽁하는 밴댕이가 있다
원수처럼 둘다 말 안하고 있으면 되는 줄 알지만 꽁하며 속좁은 밴댕이처럼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그냥 그대로 모르는게 좋은거고 그렇게 하는게 편하다는 논리였지만 도저히 마음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일도 도저히 손에 잡히지 않았다
내가 알고 있는 이상 동수 그도 무척 괴로울 것이다
그녀를 일단 만나야 했다
사실을 확인해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여러번 그동안 J에게 공중전화 다이얼을 여러번 돌렸다가 끊고 말았다
다른 사람이 받으면 끊어야 했고
"임마 사랑도 미움도 세월이 지나면 다 부질없는 거야"
내 자신을 스스로 꾸짖는다.
평화스런 가정에 부채질 하면 나만 나쁜 사람이라고 네 것이나 뺏앗끼지 말고 잘 지키라고 자책 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너를 꼭 만나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정말보고싶은 소녀에 마음도 모르고 동수와 나와의 관계도 정리가 안 될것 같았다
어수선한 내 마음도 안정하지 않을 것 같다
낮이나 밤이나 매일같이 자꾸만 뇌리에서 그녀의 생각이 떠나지를 않는다.
정말 오랬 동안 참았다.
구미 출장을 다녀온지 3개월 지난 어느날 그녀와 어렵게 전화 통화를 할 수가 있었다.
"여보세요. 재희씨"
"............"
그녀는 아무 말이 없었다
"듣고있어, 나야, 얼마나 변했는지 보고 싶은데"
"..........어디예요. 잘 계시죠"
"회사앞. 재희야. 한번은 우리가 만냐야 하지 않을까"
"만나고 싶지 않아요. 그냥 이대로 있는게 좋아요"
"어디에 살고 있는지 알고 있는데 그럴수는 없지"
"..........."
"보고싶어"
"전 이대로가....... 그게 편해요"
나는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게 몇년만에 들어보는 그녀의 목소리인가
애띤 여고시절의 목소리는 어딜 가고 굵은 아줌마의 목소리로 변해 있었다
그녀의 음성도 떨리고 있었다.
이 목소리를 들으려고 얼마를 기다리고 참았던가
"하지만 회사에서 박부장(남편)과 보이지 않은 신경전야.....그래서 나도 불편해"
"..............."
"아뭏튼 만나야 해 알았지?"
"................"
딸까닥 -
그녀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 버렷다.
아마 보지 않아도 당황스러운 표정일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에 그녀도 눈물 흘리고 있을 것으로 짐작 되어 다시 전화를 걸 수가 없었다
그냥 모른체 놔둘것을 공연히 전화를 해서 심기를 건드린 것 같아 미안했다.
한참을 멍하니 공중전화 부스에 서 있었다.
그리고 몇 주가 다시 지나갔다.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을까봐 더 이상 그녀에게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깊어가는 어느 날 그녀에게 뜻밖에 전화가 걸려왔다.
내일이 초등학교 개교 기념일이라서 하루를 쉴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월차 휴가를 냈다
그래 당당하게 만나는 거다
나의 옛 사랑을 만나는데 무엇이 두려울까?
정말 보고싶은 그 소녀 J 인데.......
1998년 11월 xx일
그녀의 존재를 알게된지 6개월이 지난 후 엷은 가을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날
꼭 30년 만에 길동사거리 뒷골목에 있는 쉘부르 찻집에서 그녀와 극적으로 상봉의 해후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참 묘하게도 30년전 고등학교 3학년때 그녀와 헤어지던 바로 굥교롭게도 그날 이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우리에겐 아니, 나는 운명이란 것을 믿게 되었다
그날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의 한편으로 보여 주는 진한 장면은 아니 였어도 그 이상이였다고 자부 할수 있었다
너무 이른 아침이라서 찻 집은 조용했다
정말 오랜만에 힘들게 그녀와 그렇게 애타던 목마른게 기다렸던 再會였다
아~~ 얼마의 시간에 이렇게 만나다니....감회가 다가오니 목이 말랐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장이 뛰고 있었다
정말 다시 만나리라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못했다
그것도 30년만에 재회이고 해후이다.
약속 시간을 조금 지나서 찻집 문이 조심 스럽게 열리더니 두리번거리는 그녀를 알아 볼 수 있었다
중년 여인의 모습이였지만 느낌으로 금새 알 수 있었다
나는 손을 번쩍 들어서
"여기야..."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는 수줍은 모습의 그녀는 내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청했고 나도 일어서서
그녀에게 가벼운 목례를 했다.
마치 요즈음 테레비에서 방영하는 ' TV는 사랑을 싣고' 처럼 설레이는 가슴이였다
나는 용기있게 손을 내 밀었습니다
그녀도 엉겹 결에 내 손을 잡았고 정말 오랜만에 따스한 그녀의 손을 잡아 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자리에 앉기를 권 했다.
그 찻집에 손님은 우리 두사람 뿐이었다
"안녕하세요"
"재희씨 ~ 정말 오랜만이야"
"오빤, 건강하시죠"
"참, 아버님은"
우선 교장 선생님의 안부 부터 나는 물었다
"괴산 고향에 계세요"
"사리면에"
"네.."
"정퇴하셨겠네"
"네"
"어렵게 결정해서 이렇게 나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감사하고"
"계속외면 할 수는 없잔아요"
"어때...이렇게 만나는 거"
"좀 이상해요"
"뭐가"
"만날 수 있다는게 참 감회가 있어서"
"김우중씨 말대로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더니 이 넓은 지구의 세상은 참으로 좁은거야 그치?"
비록 지금은 남의 아내가 되어있는 그녀이지만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편하게 말을 이여갔다.
당시 김우중의 자서전이 한참 베스트가 되어 있었다
"회사 생활... 재미 있으세요"
"그냥 그렇지 뭐....참 남편이 잘 해줘"
"...............네"
"재희야, 난 널 한번도 잊어 본적이 없어"
"......"
"그냥....나도 모르겠어. 네가 우리 마을을 쓸쓸하게 떠나던 뒷 모습이 오랜 세월이 지났었도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네"
"저는 그때 오빠에게 항상 미안하고 그랬어요."
"뭐가 미안해"
"제가 좀 소극적이라서 오빠와의 인연이 멀리한 것 같아 늘 죄송한 생각이었어요,"
"인연은 아마 태어날 때 부터 이미 정해진 것 같아. 그치"
"하지만 우리 인연을 너무 홀대 한 것 같아요"
"난 고향에 내려 가면 지금도 늘 뒷동산에 올라가 자네가 살던 옛집을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지"
"지금은 아무 흔적도 없을텐데..."
"으응, 묵정밭이 되었지. 잡풀만 하나가득하지. 하지만 젊은날 우리들에게 소중한 추억이 있던 장소야"
"저도 가끔은 생각이 나곤해요."
"재희씨, 정말 보고 싶었다. 옛 모습이 아니여도 그냥 지금 그대로 정말 보고 싶었어"
"이젠 지나간 것에 대하여 너무 애착하지 말아요. 다 소용없잔아요"
그녀 눈에서 눈물이 고이는듯 보였다
나도 긴 한숨으로 답례하며 감동의 순간을 잊지 않으려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의 손을 덥썩 잡았다
처음 만났을 때의 그 모습 그대로 지금도 단발머리였다
4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또 보고 다시 바라보자 얼굴을 돌린다
주문한 커피가 도착하자 그녀는 곧 바로 내 손을 제 자리에 내려 놓는다
"정말 우린 인연이 아니었나봐요"
"그럴까"
"학교는 어디야"
"모란초등학교예요. 성남에."
"몇학년 담임이야."
"3학년"
"힘들지."
"아직은 할 만해요. 애들과 싸우다 보면 하루가 금새가요"
그녀와의 재회를 이렇게 보낼 수가 있다니 정말 세상이 너무 아름다웠다.
헝크러진 추억을 다시 엮어서 꿰매고 이어서 제자리에 놓고 싶었다.
"재희야. 춘천에 놀러갈까"
"..........네"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아 끌고 찻집을 나왔다.
커피가 아직 찻잔에 절반이 남아 있는데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누군가 이 곳에서 만날 것 같은 느낌에 그냥 불안했다.
그리고 우리 두사람은 나란히 자동차에 올랐다.
그녀는 내 옆자리 앉았고 내 얼굴은 매우 밝았고 기분은 짱이었다
아~~ 몇년만인가
이 기쁨을 누구에게 말해야 하나.
아니 자랑을 어떡해 해야하나
친구에게 해야하나, 동무에게 해야하나
30년만에 옛사랑을 다시 만났다고 이야기할 사람이 지금은 필요했다
자동차는 청평땜을 지나 양수리를 지나서 북한강으로 이르는 강변길을 접어 들었다
이런저런 지나간 기억들을 활동사진으로 되 돌리며 이야기 하다보니 어느새 차는 춘천으로 가는 경춘국도에 접어 들었다.
가을 바람에 나무 가지가 힘없이 흔들거리고 있었다.
사랑은 무심한 새월을 다시 돌려놓고 있었으나 정말 때늦은 후회의 시간이였다
이렇게 만나지를 않았다면 아마 생병나서 누군가 먼저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소녀를 어렵게 만나서 지금 춘천으로 가을여행을 가고 있는 것이다.
만추의 가을 낙엽들이 달리는 자동차 사잇길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이 기쁨 이 즐거움이 여기에서 끝이 아니기를 계속되고 싶은 욕심이다
music '슬픈안나를위해 눈물로 적은 詩 (Quelques Notes Pour Anna)' / Nicolas de Ange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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