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1 詩冊

모과

시인김남식 2017. 10. 29. 21:52

모과 솔새김남식


차의 실내를 청소 하다가

뒤편 바구니에 놓여진

모과가 눈에 띄었다

시장터에서 몇개 산 것인데


가을이 가기 전에

어느새 쪼글쪼글 해져서

며칠 못가게 되었다


못 생긴 과일을 들라치면

첫 번째로 꼽히는 모과

그래도 울퉁불퉁 하긴 해도

향기는 그만이다


처음에는 노란 모과가

차안에서 멋진 장식으로도

보기에 참 좋았는데

이제 제 역할을 다 하고

볼품이 없어진 모과를 치우다가


시간과 물질을 아김없이

희생하는 마음이

진정한 사랑에 의미가 아닌가

잠시 생각해보았다




모과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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