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 때마다 솔새김남식
바람이 불 때마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거리에 쌓인 흙먼지들이
방향을 잃어버린다
가녀린 코스모스가
제 벗에 기대여 흔들리면
내 마음도 바람에 기대인 채
감자탕의 돼지 뼈처럼
커다란 구멍이 숭숭 나있다
하늘 끝 저 멀리
뭉게구름 속으로 달려드는
그리움마저
바람이 불 때마다
어디론가 흩어져버린다
그대가 떠나고 없는 허전한 자리
무엇으로 가득 채워놓아야
얼마를 더 아파해야
공허의 바람을 막을 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