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1 詩冊

가을이 되면

시인김남식 2017. 10. 16. 09:31

가을이 되면 ...... 솔새김남식


가을이 되면 왜 그렇게도

보고 싶은 사람이 많아지는 것인지

아무래도 병인가 싶다.

다시 만날 수 없는

기약없이 떠난 사람들까지도

애틋하게 보고 싶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마시는 따끈한 차 한 잔에도

터미널을 떠나는 

막 버스의 뒷 모습에서도

그리움이 담겨 있고

바람에 쓸려가는 가랑잎을 바라만 보아도

그 사람의 소식이 궁금하다


한 컷 피고 지는 꽃잎처럼

덧없이 가는 세월

가을이 되면 왜 그렇게도 

생각나는 사람이 많아지는 걸까

이것은 분명 와병(瓦甁)일 것이다


점쟁이를 찾아 가

치유 할 방법을 물어보면

보고싶은 사람은 만나야 한다는데

그리움을 씻겨내지 못한채

다시 돌아온 계절이 그저 얄미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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