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1 詩冊

은행잎이 지천으로 내립니다

시인김남식 2017. 10. 24. 18:47

은행잎이 지천으로 내립니다         솔새김남식

 

가로수 낙엽 더미 속으로 두 발을 밀어 넣으며

푹푹 빠져 가는 하굣 길

사내 아이들에 발 밑으로 가을이

깊어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가을이 지나는 거리에는

바람이 불 때 마다 은행잎이 지천으로 내리고

종종 걸음치는 사람들 모습에서

추위가 멀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계절의 여운을 미련없이 털어 버린 날

황금을 깔아 놓은 듯

거리에는 은행잎으로 가득하고

붕어 빵을 낚아 내는 포장마차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 옵니다

 

내일 지나면 또 주말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부르는

또 한 번의 주말

멀리서 바라보는 계절의 피날레가

참 보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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