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1 詩冊

가을 소묘

시인김남식 2017. 10. 11. 16:30

 

가을 소묘   솔새김남식

 

길가에 코스모스가

언제 그렇게 피어 있었는지

생각나지 않은데

벌써 지는 꽃도 있더이다.

앞만 보고 가다 보면 우리 주위는

그냥 지나치는 것들이 너무도 많은 것 같다.

 

사는 일이 좀 바쁘더라도

아주 잠시 만이라도

하던 일 골치 아픈 일 제쳐 두고

들길로 나 서면

자연의 경이로움을 알 수가 있다

 

가을 향내는 멀리서

바라보는 것 만 으로도 느낄 수 있지만

가까이 가서 나뭇잎도 만져 보고

양지 바른 언덕에 누워서

파란하늘 쳐다보다가

산 그림자를 따라 가면

마음은 온통 가을 길로 들어선다.

 

나뭇잎은 왜 갈색 빨간색 노란색으로

빛깔은 왜 이리도 고울까?

내가 모르고 있던 지나 첫 던 것

모두 아름다운 것들이기에

해마다 이런 가을이 내게도 와 있었을까?

생각하게 한다.

 

가을은 헝클어진 마음을 차곡차곡

쌓을 수도 있고

추억 속에 있던 과거를 끄집어

낼 수도 있기에

때로는 쓸쓸함을 안겨 주는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계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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