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소묘 솔새김남식
길가에 코스모스가
언제 그렇게 피어 있었는지
생각나지 않은데
벌써 지는 꽃도 있더이다.
앞만 보고 가다 보면 우리 주위는
그냥 지나치는 것들이 너무도 많은 것 같다.
사는 일이 좀 바쁘더라도
아주 잠시 만이라도
하던 일 골치 아픈 일 제쳐 두고
들길로 나 서면
자연의 경이로움을 알 수가 있다
가을 향내는 멀리서
바라보는 것 만 으로도 느낄 수 있지만
가까이 가서 나뭇잎도 만져 보고
양지 바른 언덕에 누워서
파란하늘 쳐다보다가
산 그림자를 따라 가면
마음은 온통 가을 길로 들어선다.
나뭇잎은 왜 갈색 빨간색 노란색으로
빛깔은 왜 이리도 고울까?
내가 모르고 있던 지나 첫 던 것
모두 아름다운 것들이기에
해마다 이런 가을이 내게도 와 있었을까?
생각하게 한다.
가을은 헝클어진 마음을 차곡차곡
쌓을 수도 있고
추억 속에 있던 과거를 끄집어
낼 수도 있기에
때로는 쓸쓸함을 안겨 주는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계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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