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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 - 임

시인김남식 2017. 1. 10. 20:15

김남조(金南祚, 1927년 9월 26일 ~ )


경상북도 대구에서 출생했으며,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숙명여대 교수를 역임
1927년 대구에서 태어나 일본 규슈 후쿠오카에서 여학교를 마치고 1944년 돌아와 경성여자전문학교(이화전문)에 입학
1951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
이후 마산고등학교와 여화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였고
성균관대학교 강사를 거쳐 1954년부터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1950년 연합신문에 《성숙》, 《잔상》으로 등단하였고

1953년 첫시집 《목숨》을 출판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하였다.


이따금씩 가슴이 뭉쿨해지면서 떠오르는 김남조의 시인이다.

솔새김남식과 이름자가 거의 같아서 애착이다




시집

*《목숨》 •《나무와 바람》 •《김남조 시집》 •《사랑의 초서》 •《동행》 •《너를 위하여》 •《저무는 날에》

수상 내역

* 자유문인협회상(1958년) •오월문예상(1963년) •서울시문화상(1985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1988년) •국민훈장 모란장(1993년)

•은관문화훈장(1998년) •만해대상(2007년)


시작품안내



임 김남조

임의 말씀 절반은 맑으신 웃음 그웃음의 절반은 하느님꺼 같으섰다.

임을 모르고 내가 살았다면 아무 하늘도 안보였으리라

그리움이란 내한몸 물감에 찍히는병

그 커다란 가슴에 나는 죽도록 머리 기대고산다

임을 안 첫계절은 노래에서 오고 그래서 만날 시만 쓰더니

그 다음에 또 한철은 기도에서 오고

그래서 만날 손싯는 마음

어제와 오늘도 말도 잠자고 눈 가득히 귀 가득히 빛만 받고 있으니

임을 모르고 내가 살았다면 아무 하늘도 안보였으리라.


빗물같은 情을 주리라  김남조

너로 말하건 또한 나로 말하더라도 실상은 빈손
빈 가슴으로 왔다가는 사람이지
기린 모양의 긴 모가지에
멋있게 빛을 걸고 서 있는 친구
가로등의 그림자로 눈이 어리었을까


엇갈리어 지나다가 얼굴 반쯤 봐 버린 사람아
요샌 참 너무 많이 네 생각이 난다.
사락사락 사락눈이 한줌 뿌리면
솜털 같은 실비가 비단결 물보라로
적시는 첫 봄인데
너도 빗물같은 정을 양손으로 받아주렴

비는 뿌린 후에 거두지 않음이니
나도 스스로 사랑으로 주고 달라진 않으리라
아무것도...
무상으로 주는 정의 자욱마디엔
무슨 꽃이 피는가
이름 없는 벗이여


약속  김남조
어수룩하고 때로는 밑져 손해만 보는 성 싶은 이대로
우리는 한 평생 바보처럼 살아버리고 말자.
우리들 그 첫날에
만남에 바치는 고마움을 잊은 적 없이 살자.
철따라 별들이 그 자리를 옮겨 앉아도
매양 우리는 한 자리에 살자.
가을이면 낙엽을 쓸고
겨울이면 불을 지피는
자리에 앉아 눈짓을 보내며 웃고 살자.
다른 사람의 행복같은 것,
자존심같은 것
조금도 멍들이지 말고,
우리 둘이만 못난이처럼 살자.


너를 위하여 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을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서 시 김남조

가고 오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더 기다려줍시다.

더 많이 사랑 했다고 부끄러워 할 것은 없습니다.

더 오래 사랑한 일은 더군다나 수치 일 수 없습니다.

요행이 그 능력이 우리에게 있어 행할 수 있거든

부디 먼저 사랑하고 많이 사랑하고

더 나중까지 지켜주는 이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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