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화(趙炳華) 시인 정리솔새김남식
조병화 (1921~2003)시인의 詩는
다들 몇편 정도 외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왔다
옛날 연애편지를 마무리 할 때 몇줄은 인용했던 기억이 있다
본관은 한양(漢陽)이고 아호(雅號)는 편운(片雲)이며
경기도 안성에서 출생으로 경성사범학교를 거쳐 일본 도쿄 고등사범학교 물리화학과를 졸업했다
광복후 경성사범학교, 제물포고등학교, 서울고등학교의 교사를 지냈으며
1949년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으로 문단에 등장 하였다.
1955년 중앙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강사 등을 거쳐
경희대학교 문리과대학 학장,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장 세계시인대회장,
세계시인대회 대한민국 국제 이사장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한국시인협회
명예 계관시인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등을 지냈다.
1959년 아시아 자유문학상을 비롯하여 국민훈장 동백장, 모란장, 서울시 문화상, 3·1 문화상, 예술원상,
대한민국 문학상, 금관 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시집으로 《하루만의 위안》,《인간고도》,《밤의 이야기》,《시간의 숙소를 더음어서》,《공존의 이유》,《남남》
서정시인인 그가 1980년 제5공화국 출범 때
‘전두환 찬양시’ 집필에 동원되어서 보통 사람들은 그를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러나 자기고집만으로 시대의 흐름을 거역 할수는 없다
조병화시 몇편 기재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당신이 무작정 좋았습니다.
서러운 까닭이 아니올시다
외로운 까닭이 아니올시다
사나운 거리에서 모조리 부스러진
나의 작은 감정들이
소중한 당신 가슴에 안겨들은 것입니다.
밤이 있어야 했습니다.
밤은 약한 사람들의 최대의 행복
제한된 행복을 위하여 밤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눈치를 보면서
눈치를 보면서 걸어야 하는 거리
연애도 없이 비극만 깔린 이 아스팔트
어느 이파리 아스라진 가로수에 기대어
별들 아래 당신의 검은 머리카락이 있어야 했습니다.
나보다 앞선 벗들이
인생은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한 것이라고
말을 두고 돌아들 갔습니다.
벗들의 말을 믿지 않기 위하여
나는 온 생명을 바치고 노력을 했습니다.
인생이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하다 하더라도
나는 당신을 믿고
당신과 같이 나를 믿어야 했습니다.
살아 있는 것이 하나의 최후와 같이
당신의 소중한 가슴에 안겨야 했습니다.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
무언가 생각할 줄 모른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란다
낙엽이 떨어져 뒹그는 거리에.....
한줄의 시를 띄우지 못하는 사람은
애인이 없는 사람이란다.
함박눈 내리는 밤에 혼자 있으면서도
꼭 닫힌 창문으로 눈이 가지지 않는 사람은
사랑의 덧을 모르는 가엾은 사람이란다.
내 마음에 사는 너
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
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너는 먼 별 창 안에 밤을 재우고
나는 풀벌레 곁에 밤을 빌리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잔다
너의 날은 내일에 있고
나의 날은 어제에 있다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세월이다
문닫은 먼 자리, 가린 자리
너의 생각 밖에 내가 있다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있다
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
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공존의 이유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헤어짐이 잦은 우리들의 세대
가벼운 눈웃음을 나눌 정도로 지내기로 합시다
우리의 웃음마저 짐이 된다면
그때 헤어집시다
어려운 말로 이야기하지 않도록 합시다
당신을 사랑하는 나를 얘기할 수 없음으로 인해
내가 어디쯤 간다는 것을 얘기할 수 없으며
언젠가 우리가 헤어져야 할 날이 오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사랑합시다
우리 앞에
서글픈 그 날이 오면 가벼운 눈 웃음과
잊어도 좋을 악수를 합시다
고독하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 보아도
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없는 자리
가리울 곳 없는
회오리 들판
아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요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요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요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해마다 봄이 되면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쉬임 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
봄은 피어나는 가슴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오,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나뭇가지에서, 물 위에서, 뚝에서
솟은 대지의 눈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에 조병화문학관 편윤재가 있다
조병화문학관 http://www.poetcho.com
'책방 > 시인백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정주 - 국화 옆에서 (0) | 2016.11.02 |
---|---|
김민부 - 기다리는 마음 (0) | 2016.10.16 |
신석정 - 임께서 부르시면 (0) | 2016.05.09 |
변영로 - 논개 (0) | 2015.11.03 |
유치환 - 행복 (0) | 2015.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