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terday story(短篇) 글솔새김남식
중년을 바쁘게 살아 온 오십을 훌쩍 넘긴 그래도 한때는 잘나가던 박은숙여사
그녀는 지금 직업소개소에서 안내해 준 식당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어둠이 내린 밤길을 총총히 걸으면서 내일은 다시 어디로 일을 나가야 하는지 걱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어느 가게 앞을 지나려던 그에게 들려오는 노래가 있었다.
바로 비틀즈의 노래 예스터데이였다.
발길을 멈추고 정말 오랜만에 그 노래가 끝날 때 까지 멍하니 서서 듣고 있었다.
그런데 잃어버린 지난 세월들이 물밀 듯이 갑자기 밀려오고 있었다.
미처 생각지도 않던 것들 기억 속에서 꺼내보지도 않았던 추억들이 활동사진처럼 돌아가고 있었다.
그간 사느라 바빠서 그토록 꺼내보려 해도 꺼내지 못했던 지난 시간들이었다.
아련하게 스쳐가는 지난 일을 회상하는 듯 그녀의 눈에서는 삶의 고단함 이었는지 어느새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10년 아니 20년도 훨씬 더 지난 일들이 자신도 모르게 꺼집어내어 마음을 어지럽게 하였다.
오늘 하루도 조금은 바쁜 시간을 보내겠지만 잠시 여고 시절로 뒤돌아 가 보자.
그녀가 좋아하는 김현진이라는 오빠가 오래전 부터 있었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그녀를 좋아하는 윤석호라는 사람이 있었다.
흔히 삼류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삼각관계이다. 윤석호와 김현진 두 사람은 친구이다.
그리고 윤석호의 여동생 윤진아, 박은숙 또한 친구사이 였다.
네 사람 모두 가까운 이웃 마을에 살고 있는 친구 사이로 읍내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친구 윤진아를 통해 오빠 윤석호를 먼저 알게 되었지만 그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은 김현진 이었다.
읍내서 좀 논다는 축에 낀 윤석호 보다는 공부 잘하고 성실한 김현진을 더 좋아하는 박은숙은
사랑의 표현을 잘하지 않은 김현진에 비해 윤석호는 자신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하였다
힘과 완력으로 정복하려는 윤석호 그 반면에 사랑으로 다가서는 김현진 사이에서
언제나 피해를 입고 그녀는 삼각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채 여러날 방황하며 보내고 있었다.
읍내 건달이라 자칭하는 윤석호는 당구장 아니면 극장가를 돌아 다니며 왕포 노릇을 하고 있었다
그 반면 김현진은 착실한 모범생으로 문학적 기질로 기타를 치며 팝송을 잘 불러주었다.
특히 매혹적인 고운 음성이 그녀를 사로 잡았으며 큰 마을 아래있는 저수지 방죽 뚝방에서
함께 부르고 배웠던 노래가 바로 Yesterday 이다.
석호의 동생 윤진아는 박은숙이 자기 오빠를 좋아 해주기를 바랬지만 오래전에 마음이 떠나 있었다.
윤진아 또한 김현진을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기 오빠를 잘 되기를 바렜다
하지만 김현진과 박은숙이 만나는 자리엔 언제나 훼방꾼 윤석호가 또한 따라 다니며 귀찮게 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네사람은 대천 바닷가로 캠핑을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윤석호는 빈틈을 이용하여 박은숙을 겁탈하고 결국 임신까지 하게 한다.
이 모든 사실은 윤진아 윤석호 두 남매의 독수리작전에 나머지 두 사람은 희생을 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사실로 밝혀젔지만 미움도 채 가시기전에
유교적인 어른들 강압에 이미 부부가 된 후에 알게 되었다.
그녀는 모든 게 자신의 운명이려니 체념을 하고 윤석호를 남편으로 어쩔수 없이 받아 드렸다.
한편 김현진은 박은숙의 상처를 않고 결혼도 하지 않은 채 독신으로 지내고 있었다.
그리고 모 건설회사에 입사하여 1975년 중동에 건설 일꾼으로 나가게 된다.
그런데 실연의 상처와 사막에서의 고독이 쌓여져 외국에 나 간지 2년 만에 그는 열사병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장례가 있던 날 모두가 자기의 잘못 이라고 속으로 삭히며 마음속으로 명복을 빌게 된다.
수근거리는 고향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두려운 두 사람은 서울로 올라 오게 된다.
처음엔 결혼 생활이 무리 없이 시작되는 듯 했으나 남편이 사업을 하겠다고 퇴직을 하면서
어느 날인가 부터 생활이 점점 틀어지기 시작을 하게된다.
하는 일마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실패를 거듭 하자 빛은 산더미처럼 불어났다
재기를 포기한 채 자포자기로 타락이 된 남편은 밖으로 돌아다니며 옛 버릇을 버리지 못 하였다.
가정을 돌보지 않고 생활이 자꾸 쪼들리게 되자 그녀가 집안 생계를 책임지며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대학 다니는 아들 학비를 보태려 일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 우연히 예스터데이 듣게 된다.
그녀에겐 추억이 담긴 노래였고 정말 오랫만에 들어 보는 노래였다
그날 저녁 그녀는 레코드 가게에서 Yesterday가 있는 테이프를 샀다.
그리고 그녀만의 추억이 담긴 노래를 시간이 있을 때 마다 눈을 감고 듣으며 자신을 위로하였다.
돌아 갈 수 없는 지난날 아름다웠던 추억이 하늘 어디엔가 있을 현진 오빠를 잠시 생각해 보며
때론 그녀는 지금 감정에 복 받처 미안함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자신의 지금을 거역 할수는 없었다
우울증과 함께 허한 마음이 가득했던 그녀는 삶이 힘들고 고단 할 때 마다 Yesterday 로 위안을 삼았다
열심히 자신 만의 생활을 하고 있었던 어느날 남편이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남편에 대한 미움이 가득한 채 결혼을 했지만 무작정 미움을 줄 수 없었다
바로 아이들 때문에 정으로 지금까지 잘 버티며 살아 왔던 것이다
그에게 추억이 담긴 노래 그녀가 좋아하던 Yesterday가 몇 달을 넘기지 못하고 문제가 생겼다.
바로 늦게 들어온 남편이 이 노래를 듣고 질투심에 카세트를 망가트려 버렸다.
Yesterday에 대한 추억을 조금은 알고 있는 남편이기에
죽은 놈을 아직도 못 잊어 한다고 이런저런 심한 말로 인신 공격으로 폭력을 가했다.
스스로 포기하고 선택한 인생이었고 미움에 복수심에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던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하며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에 결혼은 그리 순탄하지는
않다는 주위 친구들의 이야기가 떠 올랐지만 그것은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자신을 변명 했었다
지금와서 돌이킬 수 없는 과오였다는 것을 스스로 자책해 보지만 어쩔수 없었다
인생은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간다는 광고처럼 선택의 기로에서 항상 망서리게 한다
누구나 살다보면 내 뜻과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결국 그녀는 어느 날인가 부터 삶에 의욕을 잃어 버렸고 삶의 자신이 생기지 않았다
가정을 돌보지 않은 남편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하며 자신에 인생을 살려고 하였다.
부부가 서로 각자 무관심으로 살게 되자 삶은 더욱 쪼들렸고 그러자 남편은 그를 학대하기 시작했고
아내에게 술과 돈을 요구하며 폭언과 폭행으로 불편한 생활을 3,4년 이어 오던 어느 날
마침내 그녀는 우울증과 함께 일찍 치매가 찾아와 자신을 송두리채 잃어 버리고 말았다
결국 반대로 아내가 남편을 더 못 살게 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서 남편을 그의 첫사랑 현진으로 착각을 하고 있었다
더구나 남편을 초라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내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마구 욕하는 것이다
남편의 때늦은 후회를 해 보지만 이미 늦었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남편은 아내에게 Yesterday를 들려 주며 김현진 대역으로 음악 치료를 하고 있었다.
노래를 불러 주기도 하고 그게 힘들면 머리맡에 있는 카세트에서 비틀즈 노래를 들려 주었다
그녀는 노랠 들으며 아이처럼 순한 양으로 남편을 그의 첫사랑 김현진으로 알고 평생 그렇게 지낼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욕심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남편은 뒤늦게 깨달았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