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書/산문꽁트

이 여자와 그 남자

시인김남식 2014. 6. 4. 09:17

李女子와 男子의 러브스토리                      

 

남자들은 아내 이외의 다른 예쁜 여자를 보면 그것도 볼륨이 있는 젊고

늘씬한 여자를 보면 눈빛이 갑작스레이 반짝인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며 아랫도리가 묵직함을 느끼게 된다
뭇 사내들은 누구 할 것 없이 다 그렇다

뭇 사내란?

나이에 관계없이 아직까지 성적 욕구를 가진 사람을 말한다

늦은 밤 저녁 친구들과 거하게 한 잔하고 그 남자(巨男子, 55世) 가 올라 탄 

마지막 지하철은 좀 한산했다
그런데 빈자리에 앉자 마자 피곤한 눈을 감으려는 순간 건너편에 앉아서

한껏 치켜 올려진 짧은 미니 스커트 그 아래로 드러난 젊디 젊은 여자의 허연 허벅지

좀 가려 주었으면 좋으련만 자세를 바꿔어 가며 더 요염한 자세로

그 남자에게 고통을 주고 있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남자들에겐 참 고역이다.

.

주지도 않을 거면서 왜 사내들에게 고통을 주는지 여자가 아니라서 그 속셈은 모르겠다

그저 바라 보기가 민방하여 눈을 감아 보지만 앞자리에 그녀가 궁금해서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다.

그녀도 술을 한잔 먹었는지 얼굴이 좀 볼그레하다

그런데 숙였던 그것이 슬슬 발짝을 한다.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고 꾸지람을 주지만 오히려 역상 효과가 나타난다 

이 모든 것이 수십년의 권태기를 지나면서 아내에게서 더 이상 이제는 자극할 만한

아름다움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닌던가 말이다

그래서 아내 이외의 다른 모든 여자를 바라보는 눈빛이 사뭇 달라진 그 남자

그러나 외도에는 꿈도 꿀 자신이 없다  

무서운 호랑이 같은 아내가 언제나 뚜러지게 확인 사살을 하고 있었다  

퇴근후 집에 돌아오면 어김없이 옷 매무세를 점검하는 것은 물론이고

요즘은 핸드펀 까지 검색을 하니 할 말이 없다

 

그 남자 (巨 南子)

앞자리에 앉은 여잘 하염없이 바라다 보며 채우지 못 할 섹스의 욕구로 한껏 달구어 있는

자신을 보게 되자 바지를 추겨 세우며 눈을 다시 비빈다

그리고 두손을 모아서 깍지를 끼며 정신을 차릴려고 긴 하품을 해 본다.

입안에서 아직도 술 냄새가 나고 있다

과연 불광역에서 탄 3호선 전철에서 성폭행 으로 가는 1호선을 종각역에서

잘 갈아 탈 수 있을까?

그러나 결국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 했다.

왜냐면 이 여자에게 잘못 찜쩍 거렸다가는 철장 신세를 해야 하니까.

 

 

그 남자의 아내 이름은 이 여자(李女子 ,49世)

요사이 변해가는 남편의 행동에 아내가 달라지려 하고 있었다
아니 발버둥이다
그저 애처롭기까지 하다
아내는 마사지를 한다.
엊그제는 머리 모양까지 바꾸어 보았다.
아니, 헬쓰 클럽에 나가서 에어로빅으로 몸 매를 다시 가다듬어 보기도 한다.
잠자리에서 새로운 자극이 필요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날개 같은 잠 옷을 준비해서 입어 본다.
또한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팬티와 브래지어를 일부러 야한 것으로 걸쳐 보았다.
침대의 시트 커버를, 창문의 커튼을 잠자리의 조명을 은은한 것으로 아니

할 수 있는 온갖 것들을 모두다 바꾸어 본다

그렇게 수억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허사일 뿐이다
여전히 남편은 섹스를 요구해 오질 않는다
아니, 아예 관심조차 기울려들지 않는다
자존심을 억누르고 곁에 누운 남편의 옆구리를 찔러 보지만
남편은 달팽이처럼 이불을 돌돌 말아 모르는 채 멀리 달아나서 돌아 눕는다

.

이 여자 그래서 요새 고민이 말도 아니다

그 남자를 어찌해야 좋을지 하루를 살아도 사는 맛이 아니었다.

지금껏 잘난 마누라를 벌어 먹이느라고 힘이 너무 빠진 것 같아 미안할뿐이다

용봉탕이라도 해줘야 하는게 아닌가 고민을 하다가 그날 오후 오랫만에 미장원을 들렸다

미장원이 어디든가 동네 수다쟁이는 다 모이는곳이 아니던가

아무래도 남편의 기를 세워주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은 미장원 만큼 정보를 주는 곳은 없다  

금순이 엄마 ..

봉달이 엄마 ...

몸짐은 곰 같아도  즈그 신랑한테 사랑받고 사는 여편내 들이다

저녁에 돼지 갈비를 사 주기로 약속 하고 그들에게 夜幹修荇 秘法을 전수 받기로 했다

저질 영화에서 나오는 요부짓을 해 보고 씩스나인 이도 저도 해도 안 된다면

이제는 할수없다 사약을 먹이라고 종용한다

사약死藥

사약이 뭔가

옛날에 왕이 죄인에게 죽음으로 내린 벌주가 아닌가

  


사약이란 소리에 기겁을 하고 놀랬더니 그건 아니고 뱀을 약봉에 넣고 몇시간을 달인 것이란다

정말 그건 내가 못 하겠다

뱀은 봐도 징그러워서 소름이 끼치는데 그것을 신랑에게 먹인다고 생각하면

내 몸에서 뱀이 온 몸을 휘감고 돌아 다닐 것 같은 꿈찍한 생각이 머리를 스처간다.

결국 좋은 정보도 얻지 못한채 수다쟁이들에게 저녁 사 주는라 아까운 돈만 내 버리고 만다.

그날 저녁 술이 잔뜩 챈  李 女子는 침대에서 큰 대자로 누워 코를 골고 있었다.

그리고 퇴근하고 돌아온 巨 南子

오늘도 작은 이불 하나와 죽부인을 데리고 거실 쇼파로 나 간다.

李 女子와 巨 南子 각자의 위치에서 그날 밤 코고는 소리만 요란 하였다.

이 두 사람을 구제할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 the end -



'古書 > 산문꽁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상재회  (0) 2014.12.28
예스터데이  (0) 2014.06.12
늑대만도 못한 놈   (0) 2014.01.26
석별  (0) 2013.12.13
지붕위에 바이얼린 letter  (0) 2010.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