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1 詩冊

꽃샘추위

시인김남식 2016. 3. 22. 17:18

꽃샘추위  솔새김남식
    
봄이 시작이 된지 여러 날
아직은 바람이 차다.
우리는 그걸 꽃샘추위라고 한다
따사로운 햇볕
따사로운 마음
따사로운 삶에 대한
시장기를 때우고 싶은 계절이
봄이 아닌가 생각한다.


가을부터 겨울까지
나는 많이 아파서 해虛해 있다
아니 이젠 몸까지 말썽이다
세월 속에서 자꾸만 낡아지고 있다

지난 가을 ~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만 보아도
왠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엄동설한 ~
그 겨울이 다 가도록 따뜻하게 녹여 줄
누군가를 몹시 그리워했다.


우리 모습은 어떠한가
아니 내 모습은 어떠했는가
오히려 마음의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스스로 차가운 빙벽 속으로
자신을 가두고 있지는 않았는지

계절은 질책하지 않아도 다가오고
나이는 욕심내지 않아도 저절로 얹혀진다.


매년 다가오는 봄이건만
이번엔 좀 더 새롭게 맞이하여
자신을 발 돋음 해야 한다

봄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춘삼월 하늘 위에서 눈발이 휘날린다
계절을 봄에게 쉽게 넘겨주지
않으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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