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書/단편소설

9. 미 련

시인김남식 2012. 6. 29. 10:59
9. 미 련                                                                                솔새김남식

  

다음날 현우는 출장을 가기 위해 아침 일찍 바쁘게 움직였다. 터미널로 가는 길에 만날 사람이 있었다. 그녀의 친구가 근무하고 있는 서점에 들렸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현우가 들렀을 때는 손님이 없었다.

뜻밖에 현우가 방문하자 책을 정리하던 인숙은 의야스런 얼굴로 그를 맞이했다. 두사람 관계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을 이해하는 편으로 항상 두 사람의 대변자가 되어 주곤 하였다.

웬일이세요? 이렇게 일찍, 오늘 회사 출근 않 하셨어요?”

출장길에 인숙씨하고 커피 한잔하고 싶어 잠깐 들렸어요. 시간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현우의 말에 두 사람은 서점 앞에 있는 찻집에 마주 앉았다. 혜진이 출근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에게 전해 들었다. 인숙은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무슨 일이 있었겠구나, 미리 짐작이나 한 처럼 커피도 주문하지 않은 채 자리에 앉자마자 현우를 다그친다.

무슨 일 있으세요?”

현우는 한참을 망설였다.

미쓰 심이 오늘 회사 출근하지 안했어요. 집으로 전화 좀 해 줄래요

전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무슨 일이 있었어요?”

아닙니다. 아무 일도 없었어요.”

잘 좀 하시지 그랬어요?”

인숙은 자리에서 일어나 공중전화가 있는 곳으로 갔다. 현우는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리고 걱정스런 한숨과 담배연기를 길게 내 품었다. 이윽고 인숙은 전화를 걸고 돌아왔다.

집에 있는데 전화 받지 않겠대요.”

누가 받아요

동생이 받았어요. 그런데 머리가 아파서 누워 있대요. 어떻게 된거예요? ”

아무 일도 아네요.“

그런 것 같지 않은대요. 얼굴에 근심이 가득해요

그래요. 왜 그러세요. 좀 이해를 하시지,,,”

저도 모르겠어요.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

담배를 다시 피워 물었다. 그리고 현우는 엊그제의 일을 그에게 털어 놓고 말았다. 그녀에게 자신의 얘기를 하는 것은 실레라고 생각했다. 또 한번 자신을 바보처럼 비참하게 하고 있었다. 현우는 그래도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고 출장을 떠나야 속이 시원 할 것 같았다. 인숙은 두사림의 관계를 이해 해려는 듯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그에게는 좀 미안했다.

혜진이가 고집이 좀세요. 성질이 좀 나빠서 그러지 좋은 애요

저도 그걸 압니다.”

지금 출장 가신다며 늦지 않아요.”

서울 가는 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어제의 일을 잘 마무리 짖고 오해를 푸는 것이 더 중요해요.”

시간이 지나면 오해가 풀리겠죠.”

제가 나쁜 놈이죠?”

왜 그렇게만 생각하세요. 우리 친구들 모이면 늘 좋으신 분이라고 애기해요

처음에는 제 자신이 순수했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이상한 것을 느꼈어요.”

좋은 방향으로 풀어 가도록 노력해요. 혜진이가 많이 생각하고 있는 거 알고 있으세요?”

미스 강! 친구들 보기가 미안해요

마음을 편히 하세요.”

 


출장 다녀와서 저녁에 혜진이를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고 도움을 청했다. 현우를 이해하는지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다. 우연을 가장하여 용서를 빌고 화해를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이해를 해 주었다.

“8시까지 예나로 오세요. 연락해서 혜진이 만날 수 있게 해 드리겠어요. ”

미안해요. 늘 고맙구요.”

현우를 위해 조금은 귀찮치만 그렇게 해 주겠다는 그가 더 없이 고마웠다. 다방을 나와서 현우는 고속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마음은 편치 않았지만, 서울가는 버스에서 이생각 저 생각의 잠념이 떠나지를 않았다. 마침 고속버스의 라디오에서 늘 듣던 유니드미란 노래가 들려 왔다. 눈을 감고 그는 생각한다. 모든 것은 혼자 힘으로 되지를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며 운명의 손에 의해 서로의 갈 길이 이미 정해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현우는 저녁 8시에 청주에 도착하여 약속 장소인 예나로 향했다. 그러나 예나에 들렸을 때는 혜진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친구가 현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안해요 좀 늦었어요.”

출장은 잘 다녀오셨어요. 혜진이가 머리 아파서 못 나온대요.”

직접 전화 통화 했어요.”

네 오늘은 우리들도 만나고 싶지 않은가 봐요. 몸이 좀 괴로운 것 같아서

인숙이의 얘기는 계속되었다.

,,엊그제 일을 모른 척 하고서, 왜 회사 출근하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아무말도 하지 않아요.”

“,,,,,,,,,,,,”

그냥 내 버려두세요. 그럼, 아마 제풀에 꺾일 거예요.”

미쓰 강! 미안하고 정말 고마워요.”

현우는 할 말을 잃어 버렸다. 별 것도 아닌데 괜히 혼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해 본다. 입 맞이 씁쓸해진 느낌이었다. 이럴 때는 그 친구들과 같이 있는 것도 과히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장소를 옮겨서 뭐라도 마셨으면 하는데, 어떠세요?”

아니, 우린 됐어요. 오늘은 그냥 일찍 들어 가세요

여러 가지로 늘 고마워하고 있어요.”

힘을 내세요.”

혜진이 없는 그들과의 만남은 어색했고 같이 있을 자리가 아닌 것 같았다. 그들과 더 이상 아무 얘기도 할 수가 없어서 예나를 나왔다. 맥주라도 한잔하고 나면, 마음이 좀 후련 해 질 것 같았다. 입추가 지났는데도 아직 더위는 여전했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한잔을 마셔야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아 혼자 술집으로 들어섰다. 모든 것이 다 부질없는 것이라 생각하며, 훌훌 터러 버리면 그만인데 하면서도 현우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혼자서 괜한 걱정 괜한 마음으로 아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그런 것이 아니기에 현우의 마음은  안절 부절을 속을 태우고 있었다. 혜진을 사랑 한다는 그것보다도 이렇게 끝나는 것은 서로에게 아무런 도움이 못 된다는 것이 아쉬웠다. 며칠 동안 혼자 속을 태우며 현우는 지내야 했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에 마음을 다스려야 하겠기에 바람이나 쏘이려고 밖으로 나가려던 차에 마침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요새, 통 연락이 없냐?”

, 좀 바빴어. 미안해

현우는 친구를 만나는 것보다도 사실 혜진이를 더 자주 만났었다.

! - 우리 오랜만에 술이나 한잔하자

두 사람은 길목이라는 주점에 마주 앉았다. 오랜만에 만난 그들은 이런 애기 저런 애기 하다가 혜진이 이야기까지 대화가 이어졌다. 혜진을 만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화는 쉽게 이어졌다. 엊그제 있었던 다툼을 친구에게 털어 놓았다.

임마 다 부질없어. 깨끗이 잊어버려

누가 그걸 모르니? 다 알고 있으니, 괴롭지

그럼 너 어떻게 할겨, 막 말로 데리고 살겨? 집에 있는 제수씨는 어쩔려구?”

내가 그 애한테 원하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지

그럼 뭐야? ! 지저분하구나.”

어려운 일로 방황하고 있을 때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용기를 내게 주었어. 그리고 내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도 그는 항상 내 편에서 있어줬어

웃기지마 임마, ! 시를 읊고 있냐?”

넌 몰라. 무식한 니가 뭘 아냐? 술이나 마셔라

그래 좋다. 그럼, 지금은 뭐야, 게 때문에 네가 방황하고 있잖아

경석아. 그냥 아무렇게나 편하게 생각할까?”

모든 것은 다 위선야. 알았냐? 니가 뭐가 부족해서 여자를 구걸하냐? 임마!. 한때 만난 추억이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려. 그래 술이나 하자

겐 내개 잃어버린 웃음을 갖다 준 애야

! ,시끄럽다. 어째 넌 그러냐? 바보처럼

미안하다 경석아 우리 술 한병 더 할까?”

좋다 그래. 참 한심한 니를 보니 술 맛 난다

인생은 십일홍 이라 했잖니 한번 왔다가 덧없이 가는 것이 인생이려니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런거 아니다. 니도 한번 만나봐라. 맘이 싹 달라진다.”

개소리 하고 있구나. 난 널 보면 참으로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뭐가?”

니가 지금 여자타령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경석아 모르겠다. 하였튼 나 좀 이해 해다오

알았어. 임마! 우리 술 한 잔 더 하자

술이 술을 먹고 마시며 두 사람은 잔뜩 취해 있었다. 대낮부터 먹기 시작한 술은 저녁 9시가 되어서 끝이 났다. 술을 마시면 모든 잠념이 없었질 줄 알았지만 현실은 그렇지도 못했다. 현우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을 혼자 속상해 하고 있는 바보 같았다 술이 술을 먹고 마시며 두 사람은 잔뜩 취해 있었다. 대낮부터 먹기 시작한 술은 저녁 9시가 되어서 끝이 났다. 여름이 끝나는 어느날 그녀가 화하게 웃으며 다가올 것 같았다. 사랑하면서도 상대를 아프게 하는건 사랑의 이율 위반이다. 그녀에게 다가가는 내마음 오래도록 끊임없이 가슴을 흔들어 대고 있었다.

  계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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