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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진 - 해야

시인김남식 2015. 7. 5. 10:53

혜산(兮山) 박두진(朴斗鎭) (1916년 ~ 1998년)

 

경기 안성 출생. 아호는 혜산(兮山)이며

1939년 문예지 <문장>에 정지용의 추천으로 향현, 묘지송,낙엽송, 의, 들국화등

5편을 발표하므로서 박목월, 조지훈 등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활동한 이래

자연과 신의 영원한 참신성을 노래한

30여 권의 시집과 평론ㆍ수필ㆍ시평등을 통해 발자취를 남겼다.

연세대ㆍ우석대ㆍ이화여대ㆍ단국대ㆍ추계예술대 교수와 예술원 회원을 역임하였다.

 

 

박두진시인이 어린시절 뛰어 놀던 보개면 양복리 안성시립 도서관에는 관계자료와 시비가 있다

금광면 오흥리에는 시인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박두진 문학연구소>가 있으며

1982년 시인이 손수 썼다는 친필 현판은 오는 이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시인의 묘소는 보개면 기좌리에 있다.

 


안성이 낳은 청록파 혜산 박두진 시인의 애송되는 국민 시는 '해' 를 비롯 몇편의 시를 게재한다

 

▲ 해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늬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 훨훨훨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
사슴을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 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
칡범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자리 앉아,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자리 앉아 앳되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

▲ 고향
​고향이란다. 내가 나서 자라난 고향이란다
​그 먼 눈 날려 휩쓸고 별도 얼어 떨던 밤에
​어딘지도 모르며 내가 태어나던 곳
​짚가리에 떨어져 첫소리 치던
​여기가 내가 살던 고향이란다.
​청룡산 옛날같이 둘리어있고
​우러 보던 옛 하늘 푸르렀어라
​구름 피어오르고 송아지 울음 울고
​마을에는 제비 떼들
​막쇠와 복술이랑
​옛날에 놀던 동무 다 어디가고
​둘이만 나룻터럭 거칠어졌네.

.

보개도서관 앞에 있는 박두진시비 故鄕 낡아서 글자가 보이지않았다

▲ 6.25의 노래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맨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 했던 날을
이제 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 쫓기는 적의 무리 쫓고 또 쫓아
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 이제야 빛내리 이 나라 이 겨레

 

 

朴斗鎭 詩集 . 香隣社 . 1967年 12월10일 初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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