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서/낭만찻집

작은꿈하나 그림같은집

시인김남식 2015. 6. 12. 09:40

      작은꿈 하나 그림 같은집          솔새김남식

      .

      모든 사람들은 아파트 숲을 떠나

      자연으로 돌아가서 살기를 바란다

      그래서 누구나 그림처럼 아름다운 주택에서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끝내 이루지 못하고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꿈을 버리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

      꿈~~~

      어떤 꿈일까?

      강이나 바다 또는 숲속이 보이는 곳에 있는 넓은 2층 양옥집

      마당 잔디위에 안락 의자와 티 테이블 

      연못에는 물고기가 놀고

      커다란 정원수가 여름이면 그늘을 만들어 주며

      가을에는 단풍으로 집 주위가 채색 된다

      누구나 인생의 절반을 넘기게 되면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게 된다.

      .

      살아갈 날이 그리 멀지 않은 20xx년 어느날
      나의 꿈 풍경을 그려본다
      넓은 식탁위에는 화폭을 담은 캔트지가 놓여 있고
      습작으로 써내린 문학 원고 뭉치가 낮잠을 자고 있다.
      거실에 앉아 차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 보다가

      잠시 지나간 추억에 잠겨본다.
      방금 올려 놓은 낡은 레코드판 위에서
      'The end of the world' 노래가 찌찍 거린다.


      내가 없으면 이 세상도 똑같이 끝나야 하는데
      세상은 변함없이 지속된다는 것 때문에 슬픈 것이다.

      인생은 일장춘몽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용납 할 수 없는 이기심이 있다.

      사랑도 미움도 그리움도 다 세월속에 묻혀 가니
      야윈 얼굴위로 눈물 자욱이 흘러 내리고
      지나온 세월 속에서 만난 사람을 하나씩 그리워해본다. 


      잠시 무료함을 달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
      솔밭 길을 따라서 텃밭으로 나간다.
      둘째 아이를 가진 아들집에 보낼 김장 배추를 뽐고  
      지난해 시집간 막내딸에게도 주려고 한아름 더 뽐아낸다
      상추, 오이, 고추를 따서 집으로 돌아 오는길
      저녁 햇살이 산등성이에서 참 눈부시다..

      .
      저녁상에 오른 녹두전 빈대덕에 막깔리 한잔
      마음은 청춘인데 몸은 팔순이 넘어가니 

      그냥 속상할 뿐이다
      한 잔 술에 고연히 눈물이 또 고이고 만다..
      내맘을 아는지 비워진 술잔에 아내가 한 잔을 더 따른다

      지나온 세월이 무심할 뿐이다 


      그간 함께했던 많은 사람들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늦은 밤 잠도 안오고 살며시 일어나서

      컴퓨터를 켜니 건강을 묻는 사연이 가득하다
      다들 보고 싶다............
      아~~~~
      모두들 나처럼 많이 늙었겠지

      .
      지난주 초대장이 왔는데 몸이

      불편해서 나가지 못 했다.
      노안이 된지 오래되어서 앞이 깜깜하다

      손가락이 곱아서 컴퓨터 타이핑도 힘 들고
      글상(文想)도 떠 오르지 않아서 걱정이다.


      내일은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
      강릉으로 갈까?
      부산에 갈까?
      아니면 광주로 갈까?
      좋아 했던 사람들 내 얼굴을 기억하고 있을까?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삶의 길이 멀고도 참 멀게만 느꼈젔는데 

      어느새 여기 만큼와 있다.

      .
      2029년 가을 어느날 solsae k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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