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지금 몇시예요? 솔새김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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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그때는 시계 구경하기가 무지 힘 들었다.
부잣집 자제들만 갖고 있었던 그 시계
그래서 중고 졸업식때 주는 선물중에서는 최고였다.
거리에 나서면 한두명만 시계를 갖고 있을때
여잘 꼬시며 한참 까불고 돌아 댕길때는
그걸 곧 잘 동원했었다.
언제 어디서나 간혹 시계를 차고 있는
낯선 여자를 만나면 슬그머니 접근을 시도한다.
"아가씨! 지금 몇시예요?"
그러면 대부분 시간을 알려 준다.
그러면 다시
"저어~ 시간 있으면 차라도 한잔"
"시간이 읍는데요"
"그럼 제가 시간을 꽁짜로 빌려 줄께유"
시간을 물어 보는게 아니었고
단지 아가씨와 어떤 이야기라도 하고 싶어서였다.
그렇게 여자 꽁무니를 쫄랑거릴때는
마치 장난처럼 싱겁게 아가씨만 보면
작업 거는게 공일날의 일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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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짓궂은 장난을 할 때는 시간을 다시 물어 보면서
지금 시간이 틀린것 같은데여 하며
아가씨 손목까지 잡았다.
지금의 아가씨들은 그런 수작이 먹혀 들지를 않는다
순수가 사라젔기 때문이다
.
그 당시 좀더 짖궂은 장난을 하기도 했었다.
어느 휴일날 저녁 종로거리에서
아가씨들이 서너명이 걸어가고 있었다
아이스케기를 하는 사람에게 술 사주기로 했다.
그때는 망서림없이 그짓을 하고
욕먹을까바서 꽁지빠지게 도망간 적도 있었다.
그날 저녁은 얻어 먹었지만
지금은 세상이 변해서 그리하면 잡혀갈 것이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이여!
지금 몇싯가요
추억이 아련히 떠 오르는 참 재밋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이런 노래가 유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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