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날 솔새김남식
비가 내리던 날의 독백 새벽을 열고 일어나면 내마음을 잃어버린다
온몸에 오한이 들어 영혼이 춥고 가슴이 시리다
긴 한숨이 천정에 가 닿았다.
다시 내게 내려와 땅바닥으로 내리 쏟는다
어딜가도 마음 붙일 곳이 없다
한숨속에 묻히고 빗소리에 부딧친다.
나는 아직도 나를 알 수가 없다
지금 내가 누구와의 외로움으로 이렇게 몸서리치는지를 모른다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려운 새벽이다.
베개속에 얼굴을 묻는다.
비가 시원스레이 쏟아지면 좋으련만 미친X 오줌을 누듯이 질끔거린다.
하늘은 온통 재빛이다.
살아있기에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또 어딜가서 기웃거려야 할까.
어제 오후 서너시 비가 조금씩 제법 내리자 뛰어가는 사람도 있고
어디서 구했는지 우산을 쓰고 가는 사람도 있다
광교사거리 오늘도 청계천 물은 흐른다
제법 깨끗한 물이 그리고 많은량의 물이 흐른다
비를 맞고 한참을 바라본다
청계천 주위가 제법 깨끗하다.
나무도 무성히 자라있고 초록도 유난히 크게 자라고 있다
개울에는 제법커다란 물고기도 있고 논객들도 많다
그 길을 따라 유유히 흐르고 있는 청계천 물이 흘듯이 삶이란 타고 난 제복이 있겠지만
누군가 이끌어 주는 사람이 있다면 한결 삶에 그 길이 부드럽고 수월하다
삶을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조금만 도와 주면 되는 사람도 있다
어느 누군가 나에게 이야기했다
그저 삶이 피곤하고 여휴 없으니 사랑같은 건 자기에겐 사치라 생각한다는 말이 떠나지 않는다
마음에 여휴가 없으니 글도 안 써진다.
푸념한다.
그래서 세상이 차암 불공평하다고.....
그렇게 푸념하다 보니 옷이 젖는다 빗줄기가 갑자기 굵어진다
다시 발길을 옮긴다.
을지로1가에서 인쇄업하는 친구를 찾아갔다
명함등 작은 인쇄물 나부라기를 해서 근근히 생활하고 있다.
내투정 하려고 들어 갔다가 오히려 그넘의 투정을 들어야 했으니 이를 어쩌나
인쇄물건 좀 받아 오라고 한다 그럼 막깔리 사준다고 ~~
저녁이다. 비가 제법 내린다. 오랜 가뭄끝에 가을 단비가 내려서 농작물은 좋다.
길거리는 차와 사람이 전쟁터이다.
저 인간들은 다 뭐해서 먹고살까 나처럼 사기치고 다디는 건 아닐까?
투덜거리며 내가 찾아간 곳은 허름한 곳 낙원 지하상가로 들어갔다.
낮은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막깔리 한병에 돼지 껍때기 기분이 좋으면 비싼 순대 또는 눌린 머리고기
기울이다 보면 둘이서 두병은 거뜬하다.
시장안은 수라장이다. 비가 오니 사람들이 더 많이 가득하다.
남루한 옷차림 언제 깍았는지 모르는 수염들 어께엔 수건을 걸친 낱일꾼 들이다.
간혹 깔끔한 옷차림의 인생을 아는 사람들이 들어 올 때도 있다.
또는 나 같은 바부팅이 숭맥도 있고 못생긴 얼굴에 술한잔 들어가니 얼굴이 뻘겋다.
이제는 더 볼품이 없다.
주머니도 빈털털이 얼굴은 불그레지고 작은 몸둥이에 이제 더 들어갈 게 없다
술이 취한 채로 자리에서 일어 났다.
비틀비틀.....
방향 감각을 잠시 잃는다.
인사동 골목으로 가야 하는데 술이 취하니 반대쪽 낙원동으로 걸어갔다
나쁜X ....나를 뭘로 보고..... 혼자 중얼 거리며 전봇대를 내리친다.
내 발끝이 더 아프다.
현실 탈피의 유일한 방법은 그것 뿐이다. 비는 어느새 서서히 그치고 있었다.
그래서 넘어질듯 비틀거리며 안국역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며 막차를 타고 집으로 간다.
비오는 날 오후는 참 쓸쓸하였다. 사람이 그립다.
땀에 젖은 진정한 친구의 모습이 그립고 바닐라향 냄새나는 사랑도 그립다.
등골에서 음악이 땀처럼 흐른다.
황막한 대지를 혼자 거니는 듯한 착각을 한다.
언제나 나는 홀로서고 있다 오늘도 구름이 잔뜩이다
어느덧 내 인생도 반백을 넘어서 죽을 똥으로 마구 달리고 있다
세상아~ 너하고 싶은대로 될 때로 되어라
내일은 또 어데가서 신세를 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