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書/生活수필

여름휴가

시인김남식 2014. 7. 28. 11:40

여름휴가 솔새김남식

 

여름의 아침은 새벽일찍이 시작 됩니다

이글거리는 태양이 온지구에 만물을 모두 태워버릴듯이

​기세당당하게 용광로보다도 더 뜨겁게 달아 올라옵니다
여름의 피크라서 정열과 사랑이 가득 할때 입니다

열심히 일한 사람은 모두 즐거운 휴가를 떠나고 있지요
갈 곳이 없는 사람은 방콕에서 기웃거리다가
엑스레이 찍으러 방글라데시 까지 다녀 왔답니다
아직은 풍요로움이 충족하지 못해서 남들 다 가는

피서 여행은 아예 꿈 꾸지 못하고 있지요

그런데 사실은 이웃이 더욱 미울 때가 있답니다.

 

집으로 들어오는 골목을 우연히 지나 갈 때

휴가를 떠나려 준비하는 이웃을 보면 이유없이 미워지고
심술이 나며 괜히 얄미울 때가 있습니다
조용하게 떠나면 그래도 덜 미울텐데
안방까지 들려오는 차엔진 소리는 귀가 따겁게 들려오고
이것도 가져가고 저것도 있어야 한다며 수다를 떠는
뚱뚱하다 못해 아주 푹퍼진 이층집 아줌마 돼지 목따는 소리
그리고 신나게 떠드는 그집 아이들까지
정말 한없이 싫어질때가 있답니다.


그러잖아도 기가 죽어서 입이 삐죽 나온 우리아이들
방학인데도 놀러가지 못해 미안해서 달래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공연히 서운함에 사로 잡혀 잘 다녀 오라고

인사를 해도 부족하련만 도리어 야속해 질 때가 있어요

그래서 고속도로에서 차가 푹 퍼지라고 심통 했답니다

무엇 때문에 우리집은 경제적 여휴가 없을까
사방을 둘러 보아도 혼자인 것 같은 느낌에

왜 숭맥처럼 바부같이 청승을 떨고 있을까 생각합니다


어떻게 수렁에서 나와야 할지 뾰족한 방법이 없답니다
누굴 탓하겠습니까마는 이런저런 이유로 의욕 마저

상실된 지금 정말 울고싶을 정도로 죽을 맛 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 때문에 벌려놓은 일들이

모두 엉망이 되었답니다
여러모로 지금은 국가재난이라 다들 힘들지만

​그래도 어려운 시국을 이겨내야 한다기에

누군가에게 뭔가 기대야 할 때지만

지존심은 허락지않고 아픈 마음을 쓰담아 주기를

바라는 내가 오히려 이상할 뿐이다


그래서 이웃에게 소외감을 느끼고 그 소외감은

의외의 곧 미움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솔새옴마! 우리만 휴가가서 미안해서 어쩌지요?"
요말 한마디라도 해주고 출발하면 덜 서운할 텐데

내 아픔을 애써 모른체 거드럽떠는 이웃

세상이 차갑다한들 이웃에 살면서 어째 그럴까?
우리집 아이들한테 과자라도 나눠 주면서

혼자 떠나는 것을 아주 미안해 한다면 도리어
"사모님 걱정마시고 잘다녀 오세요 집은 제가 잘봐 드릴께요"

라고 허리 굽혀 90까지 인사라도 할 할터인데
그냥 채찍하며 어쭙짢은 마음을 쓰러 내립니다


내 맘이 더 아프기만 하고 더초라해 지니까

이웃을 무작정 미워할 수는 없겠지요

백수도 떳떳하게 휴가 갈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합니다

그런데 엊그제 월세주고 나니 통장에 잔고가 비었으니 어쩌라요

그러나 곧 좋은날 있겠지하고 웃어봅니다

자신을 추수리며 구겨진 마음 ​스스로 다스려봅니다
눈 감으면 터져나올 것 같은 정겨움까지

그대 뜰에서 자라면 세상은 곧 아름다울겁니다

저녁엔 아이들에게 맛난 거 해줄렵니다

내년에 열심히 돈 벌어서 꼭 여름휴가 떠날꺼예요.

solsae.kns

 

 

 

차암 혹시 

휴가계획 잡지 못하신 분은 연락 주세요

막깔리와 빈대떡이 호프까지 그리고 덤으로 닭대가리 튀김까지 준비합니다

알앗저?????

제 전번 아시죠? 이번주 토요일 저녁 5시 종각역으로 나오세요 solsae k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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