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영화칼럼

막차로 온 손님들

시인김남식 2014. 3. 6. 20:41

막차로 온 손님들 / 김남식

*1967년 작품

*김독 : 유현목 * 음악 : 한상기

*출 연 : 이순재, 문희, 남정임, 성훈 김성옥, 안인숙, 한찬주, 정민

 

막차로 온 손님은 60년대 당시의 '방황하는 젊은이'  혹은

방황하는 영혼들, 살아있지만 왜 살아있는지 그 의미가 불명확한 군상들의 이야기이다.

 

 

영화의 시작은  막차가 끊길 무렵의 밤 늦은 시간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동민(이순재)은 에 가는 차를 잡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가 길에서 방황하고 있는
보영(문희)라는 젊은 여자를 만나고 그녀와 함께 자신의 아파트로 오는데 이렇게 시작하는 영화는 '시작과 끝'이

매우 유사하게 영화의 끝도 늦은 밤 아파트로 입구에서 함께 있는 동민과 보영의 모습입니다.

 

 

세 친구의 이야기
전직 은행원이었다가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고 뭘 해야 할지 뚜렸한 의미를 찾지 못하고 술을 마시고

밤늦게 돌아오는 동민 지나치게 고지식한 삶을 살고 있는 정신과 의사 경석(성훈), 

외국에서 돈을 많이 벌어왔지만 배우가 되기 위해서 집을 나간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집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충현(김성옥)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인 이 세 친구들이야기이다
젊은이 다운 기백이나 발랄함, 혈기는 찾아볼 수 없다 세 친구는 각각 어떤 여자들과 삶이 연루된다

 

 

안인숙은 1952년생으로 되어 있는데 이 영화 출연당시 16세로 앳되 보이긴 했지만

중학교 3학년 나이치고는 꽤 성숙해 보였다
아역때부터 활동했으니 나이는 실제로 맞는 것 같고 이 영화에서는 놀랍게도 여대생 역할을 한것이다

 

 

동민은 우연히 밤길에서 만나 집까지 함께 오게 된 보영이라는 여자와 '플라토닉'한 동거를 시작
구 세정(남정임)이 아버지와 결혼해서 계모가 되자 그 충격으로 방황을 하다가 마약중독자 수용소에서

탈출해서 동민의 집에 오게 된다
그녀는 하룻밤 신세지고 떠나려고 했다가 병약한 동민의 모습을 보고 그를 간호하기 위해서 눌러 앉게 된다.

 

 

경석은 환자인 세정과 엮이는 관계가 되는데 재산이 많은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게 된 세정은 부자가 된 자신의 주위에 갑작스럽게 몰려든 수많은 친척들에게

시달리다가 결국 병원으로 피신한 것
세정은 고지식하고 물욕에 관심이 없는 의사 경석을 사랑하고 경석은 유산을 포기한다는 조건으로 결혼을 승낙한다.

 

 

충현은 가난에 고생하는 아내를 뒤로 하고 외국에 나가 돈을 벌어 성공하고 오지만 이미

아내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 떠난 상태 아내를 잊지 못하는 충현은 극심하게 방황하게 되고 술집에서

피아노 알바를 하던 인숙(안인숙)을 데려와 함께 지내지만 인숙은 자신이 아내의 대용품이라는 것을 알고 괴로워한다.

이렇게 사연이 있는 세 친구
그들의 만남은 훈훈한 친구들의 우정어린 자리가 아닌 마치 귀찮고 비관적 세상을 도피하려는

안좋은 사람들간의 모습에서 인생이란 무엇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무거운 무게를 심도있게 그려내려하지만
각 씬이 짧게 처리되면서 뭔가 명확히 처리되지 못하고 넘어가는 부족함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이다.

 

 

동민과 엮인 보영, 경석과 엮인 세정,  두 여자가 세정의 결혼식장에서 재회하게 되고

그로 인하여 재산을 노리던 양쪽 집안의 친척들이 충돌하여 아수라장이 되는 장면이 영화의 절정이고

이 씁쓰레한 장면을 뒤로 한채 빠져나와 '막차 시간'까지 술을 마시는 세 친구의 모습에서

삶의 공허함과 의미에 대해서 씁쓸한 느낌을 주게하는 영화이다.

 

 

동민은 공허한 아파트에서 시한부 삶을 살아가지만 간절하게 동민을 다시 기다리던 보영과의 재회속에서

결국 최후의 승자(?)는 동민으로 마무리가 되는 것으로  영화가 끝이난다
시작에서는 동민이 가장 절망적이고 불행한 남자였으나 영화의 끝에서는 진짜 소중한 것

여자를 얻게 된 것이 동민이었다

 

 

이 영화를 47년이 지나서 2014년 3월 문화극장에서 다시 보았다

추억이 새록하고 그 시절의 거리 모습이나 옷차람. 자동차들이 촌스럽게 보여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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