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書/生活수필

짠지죽

시인김남식 2008. 11. 19. 20:44
짠지죽을 먹어보셨나요?                              .  솔새김남식

 

내가 코흘리게 어린시절 그해 겨울 아마 지금 부터 거꾸로 50년쯤 일까?

아침에는 그냥저냥 보리밥인지 쌀밥인지 배고픔에 남김없이 모두 먹었다.

양이 작아서 아버지가 남긴 조반을 먹으려 수저를 대면

엄마는 그것을 얼른 먹지 못하게 하였다. 

그 밥을 먹으면 저녁에는 국수로 바뀔 확율이 많았다.

사실 죽보다 더 먹기 싫은 게 국수였다.

소하도 잘 안 될뿐더라 뜨거워서 어린 내겐 도저히 먹기 싫었다.

   

짠지죽을 먹어 보셨나요

짠지죽을 먹어본 사람만이 가난이 어떻다는 것을 알고
국가의경제가 얼마나 소중한 것을 알게 합니다
요새도 이런 음식 먹는 집이 있을까 생각하겠지만 분명히 있습니다 
그동안 다녔던 백수컨셜팅회사가 부도로 망하는 통에
집에서 구들장 신세를 지다 보니 쌀 독에 쌀이 떨어지고 먹을게 없어서
궁여지책으로 짠지죽으로 목숨을 연명하고 있습니다.

 

짠지죽~~
시장에 나갈 필요없이 즉석 요리로 제격입니다
내가 이 죽을 좋아하는 이유는
옛날 그 옛날에 먹던 생각이 나서 가끔씩 해 먹습니다
입맛 없을 때는 참 좋아요  
으례히 죽을 먹어야 했던 그 시절
배고팟던 시절이 우리에게도 있었기에 오늘날 가난에서 벗어나

그 시절을 즐겁게 이야기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만


만약에 우리나라 경제가

성공하지 못 했다면 아직도 저개발국가처럼 아프리카처럼

민생고에 허덕이겠고 아직도 불행의 연속이였다면 

두고두고 선조들을 평생 원망하겠죠
지금 이 시대를 사는 모든이들은 조국근대화에 공을 세운

선배님 그들에게 존경해야합니다
 


옛날에는 검은 솥에 물을 가득 붓고 아침에 아부지가 남긴 찬밥 한덩이에

김치와수제비를 넣고 온 가족이 저녁으로 매달렸던 시절이 있었다

점심은 고구마였거나 아예 빈 뱃속으로 보냈던 시절이 우리에게 분명히 있었답니다
지금에 아이들은 쌀이 떨어저 먹을게 없었다고 말하면

라면을 끓여먹으면 되지않겠냐고 반문했다고 하죠


6.25 전쟁이 끝난 후 어딜봐도 먹을 것이 너무 없어서 

들로 산으로 다니며 산야로 뜯어서 배를 채웠던 시절이 있었다 
학교에 가면 "미국 국민이 보낸 구호품" 이라는 푸대에서

강냉이 가루와 우유가루를 배급 받았고 나중엔 구호품도 모자라니까

아예 그것을 빵을 만들어서 조금씩 나누어 주던 시절이 바로 얼마전의 일이다


암튼 그때는 죽이나 국수로 매일 먹으니 정말 지겨웠지만

요즘은 건강 식품으로 웰빙 음식이라하여 별미로 먹고 있다
오늘 점심도 짠지죽으러 대신 하려 합니다

 

 

 

짠지죽 만들기
끓이는 방법은 우선 짠지가 오래된 것이야 한다
묵은지에서 냄새가 너무나면 안 되고 김치 아니 사투리로 짠지
우선 짠지를 적당하게 칼로 자른다
짠지와 콩나물을 넣고 팔팔 끓이다가
아침에 먹다 남은 밥 한덩이를 다시 넣고 끓이는데
물은 세배 정도의 양으로 좀 넉넉하게 넣어야 한다

.
물의 양이 절반으로 쪼라 들도록 끓이는데
이때 밀가루를 반죽해서 수제비를 넣고
간을 맞춘 다음 약한 불로 다시 더 끓인다
오래도록 끓여서 밥알이 푸욱 퍼저야 제 맞이 납니다 

.
밥 한 덩어리로 대가족의 저녁 요기를 하던 그때 그시절
우리가 어렵게 살던 그 시절에는  해가 짧은 겨울에
집집마다 짠지죽을 끓이는 집이 많았었다.

봄철 쌀이 없을때도 아주 좋은 음식이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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