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書/生活수필

놀이문화 -

시인김남식 2009. 8. 22. 09:30

놀이문화   김남식

 

어제는 죽마고우 친구들과 송계 유원지로 나들이 소풍을 다녀왔다

남자들 나들이래야 결국은 술파티였다.

낮부터 시작한 술은 해질 무렵에야 끝이 났지만 식상한 일도 생기고 재밋는 일도 생기고

무엇 보다도 유원지의 풍경은 내가 보기에는 예나 다름이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놀러가거나 모임에서 보면 먹는데 사죽을 못는 것 같다.

이제는 먹을 만큼 잘 먹고 잘 사는데 아직도 유원지에 가보면 그렇다.

불판에서 삽겹살 이글거리고 술병이 개울에서 나딩굴고 수박은 모래밭에서 낮잠자고

보신탕 문화 또는 오골개니 오리탕이니 하며 먹자판이다

거기다가 술은 또 어떠랴

과음이다

고스톱 화투판에 소리를 버럭 지르고 거의 녹초가 되다시피 술을 먹어야

잘 놀다 온 것으로 평이 나 있다

그러니 친구나 친척을 만나도 정겨운 이야기는 하나도 나누지 않는다.

오히려 술로 인하여 친구끼리 또는 친척끼리 싸움이 일어 나기도 한다.

만날 때는 반가움에 악수를 나누지만 돌아 설 때는 서운함을 내 비치는게 다반수이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들은 함께 어울려 노는 법을 잊어 버렸고 모두가 또한 그렇다

우리는 여름휴가에서는 이제는 먹을 것에 매여있지 좀 말자

음식이야 아무 것이면 어떠랴

일년에 한번 만나는 가족과 친구들에 이야기도 들어 주고 정겨운 대화를 이끄는 분위기 우선이다

옛날 초등학교 다닐 했던 운동회 비스무리한 것도 해보고

대학 축제때 하던 오리엔텐션도 해 보고 캠핑 갈때하던 재미난 깨임도 해보고

그렇게 좀 하지 못 할까?

암튼 술과 괴기만 준비할께 아니라 재밋게 놀 것도 좀더 생각좀 해 보는 중년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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