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서오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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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서오능을 찻았다. 집에서 가까우니까 툭하면 자주 가는 편이다
요즈음은 가을을 마중하러 나온 차들이 가득하다
서오능 주차장에 있는 아주 커다란 은행나무가 바람에 앙상한 나무가지로
퇴색되여 가고 있었고 노란 은행잎이 바닥으로 가득하다.
참 예쁜 은행잎을 하나 하나 주워서 차창 유리판에 붙혀보기도 하고 ....
예전에는 은행잎을 보면 주워서 책갈피에 넣곤했다.
그리고 잊은듯한 그어느 추운 겨울날 문득 먼지가 쌓인 책을 펴보면
은행잎이 아주 예쁘게 누워 있다.
그리고 그 은행잎은 다시 단풍잎과 같이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곤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흩어진 그 은행잎을 밟고 지나처도 아무 느낌이 없다.
나이를 다 어디로 먹었는지 .......
겨울이 일찍 오려는지 바람 불때마다 산책길에 있는 커다란 갈잎나무와 단풍나무와
도토리 참나무 잎들이 바람이 불때마다 어딘가로 날려 들어간다.
그렇게 또 하나의 가을은 지나고 있었으니...
서오능 입구에 있는 500년수령의 은행나무 문뜩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에 삶..
죽어라 일하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든 인생이다
이순의 나이가 되면 종종 세월의 허망을 느끼게 한다.
나는 누구인가 왜 사는건지...
대답없는 쓰잘때 없는 혼자만의 자책 질문이다.
아직도 내가 누구인지 철부지처럼 내가 몰라서 사는것 같다
이럴때 마음을 달래는 건 서오능 길이 제격이다
한없이 깊은 사랑이 그리운 계절
친구가 그립고 옛 사랑이그리워지는 계절
사람들은 만남의 인연으로 느닷없이 만나고 또 언젠가는 헤어지게 한다
사랑..
사랑은 누군가를 만나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빈가슴 허한 마음을 치료 할 수 있는
명약이 바로 사랑이란다.
누군가에게 따스한 기억으로 남아있고 위로 받을 수 있는 사랑이라면
이 가을이 가기 전에 큐피트를 화살을 맞추어야 하지 않을까
서오능~~
왕릉이 5개라서 그리 부른다.
나는 그 곳에 가면 어김없이 들리는 곳이 있다
남편에게 버림받아 비운의 삶을 간 여인 바로 장희빈 그가 그토록
미워하고 증오했던 인현왕후와 숙종은 건너편 양지 쪽에 나란히 묻혀있는데 비해
장희빈은 그늘진 곳 외진 한쪽에 쓸쓸히 혼자서 묻혀있다
(장희빈이 살아서 이걸 보면 얼매나 또 약이 오를까?)
당쟁을 이용해서 왕비까지 올랐으나
역시 당쟁으로 비참하게 생애를 마감한 그녀이다
조선시대 비극의 여인이 3명이다
그 여인중 하나가 장희빈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수 없는 사람들 입방아에 오른다
다른 묘역보다 장희빈 묘에서 오랜시간 더 머물며 흘러가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생각해본다
그에게 남은 것은 증오였고 복수 였으니 후에 그의 아들 경종이 왕위에 올랐으나
후일 보복이 두려워서 독살했다는 설도 있다
아뭏튼 그 시대에 최대 비극일 수밖에 없는 그녀를 동정한다.
여자가 독기가 생기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은 그를 두고한 말 이란다
그래서 발 길을 멈추고 다른이 보다도 초라한 그녀의 묘를 한참 바라본다
누가 그 위치에 있어도 그 시대는 그럴 수 밖에 없을거라고...
묘에는 이끼가 가득낀 비석이 초라하다
"대빈장씨묘"
가을이 짙어지는 만추의 11월쯤 되면 서오능 길은
온통 낙엽으로 쌓여있어 인생을 이야기하며 걷기에는 참 좋다.
낭만이 깃들고 우수가 있어서
서오능의 가을은 그래서 나는 좋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서오능에서 마음을 달래며 가을을 보낸다
갑자기 생각나서 역사 이야기 쬐금 더 할께요
조선시대에 천민에서 왕의 총애를 받아 신분 상승을 꾀하고 권세를 부리다가 비명에 간
4명의 비운의 여인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역사의 제물이라고 합니다
장희빈 묘
첫번째는 장록수
그는 원래 제안대군의 노비로서 같은 노비와 결혼까지한 유부녀였으나 뛰어난 미모와 가무로
나이 30에 연산군의 눈에 들어 종3품 후궁의 반열에 들어 온갖 권력과 부귀 영화를 누리다가
중종반정으로 박원형에게 참수 당했다
두번째가 폐비윤씨
또 한분의 비운의 여인이 있지요.
연산군의 어머니이며 장록수나 장희빈처럼 낮은 신분에서 나라의 국모까지 되었으나
불안한 국모자리를 지킬려다 시어머니 인수대비와 권력싸움에서 밀려나
결국은 폐비가 되어 사약을 받고 한많은 생을 마감한 참 불쌍한 여인이다
그는 죽어가며 흘린 피의 손수건이
그의 아들 연산군이 왕위에 오르면서 피나는 복수가 시작되는데 .......
우리는 역사 시간에 그 이유도 모른체 국사 100점 맞으려고 4대사화를 죽어라고 외웠다
사실은 숙종과 그의 시어머니 인수대비가 더 밉다
숙종과 폐비윤씨는 사가에서 부터 친한 오누이 사이로써 12살 연상이지만
그녀는 성종이 가장 사랑한 여인이었다
고부간의 나이가 8살 차이로 두사람에 갈등은 어쩔수가 없다.
폐비윤씨의 묘는 구파발 삼송리 서삼릉에 있지만
원래는 휘경동 경희대에 있었는데 대학병원이 생기면서 서삼릉으로 이전했으며
연산군은 어머니 묘를 왕릉으로 만들었으나 아직 릉으로써 복권은 되지않았다
(무오사화(1498, 연산군 4)·갑자사화(1504, 연산군 10)·기묘사화(1519, 중종 14)
을사사화(1545, 명종 즉위)를 말한다)
그리고 세번째가 장희빈
마지막으로 김개시
김개시는 선조의 여인이었으나 세자 시절부터 광해군을 도와 광해군이 선조의 적자인
영창대군을 제치고 선조의 왕위를 게승 하는데 큰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개시와 광해군은 연인사이는 아니었다는게 정설이지만
선조의 독살설에 연루되어 인조 반정으로 참수를 당한다
아뭏튼 그토록 서로 미워하고 증오했던 세사람
숙종. 인현왕후(자손없음). 장희빈 모두가 서오능에 같이 있다는 사실이다
정말 죽어서도 묘하게 한 곳에서 서로 바라 보고 있다는게 혹여~ 좀 그렇다.
죽어서도 원수지간이 아닐런지 궁금하고 ㅎㅎㅎ
숙종과 장희빈 그들은 한때는 사랑했고 사랑했던 부부간인데 ...
정말로 죽어서도 서로가 마주보며 지금도 미워할까?
인생은 바람이고 구름인데.......
수령 600년의 서오능에 있는 은행나무
능 밖으로는 문명의 세계 인간들은 무엇이 급한지 자동차들이 쌩생 달리고 있었다
서오능은 주차도 편하고 사람도 그리많지 않아서 참 좋다
가을이 짙어지는 만추의 11월쯤 되면 서오능 길은 온통 낙엽으로 쌓여 있다
인생을 이야기하며 걷기에 참 좋으며
물론 금란지계 같은 좋은 친구가 함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능의 숲길을 걸으며 그들의 인생을 생각해 보는것도 삶에 모티뷰다
낭만이 깃들고 우수가 있어서 만추의 서오능 가을은 그래서 참 좋다
해저녁 서오능을 나서 근처 칼국수 집에서 시장기를 때우고 집으로 돌아온다
서오릉은 1970년 5월 26일 사적 제198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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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0 k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