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보고싶은소녀 _6 솔새김남식
"정말보고싶은소녀" 의 이야기는 누구에게 있을듯한 바로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그것을 글로 옮기지 못해서 다른이에게 자신에 추억을 이야기 할 수 없었을뿐이다
그 첫사랑 바쁘게 사느라 그저 잊었는가 했는데 세월이 저 만금 떠내려 가고 얼굴에 주름이 가득해
한시름 놓으려는 순간 떠오르는 지난 날의 이를 수 없는 아름다운사랑 이야기에 눈을 감아본다
그것을 잊지 못하고 그리다가 가슴에 묻지 못한채 가끔씩 꺼내 보는 사랑 바로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이다
첫사랑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결국은 경험 하지않은 사람이나 해본 사람이나 별 다른게 없다
다만 경험하지않은 사람은 삶이 좀 밋밋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한다
남자에게 첫사랑은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왜냐면 그들은 첫사랑에 인생을 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사랑이 가 버리면 남자에게는 지구의 종말이 온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하며
그후 첫사랑과 비슷한 여자를 보면 더욱 사랑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또 비슷한 여자와 결혼해서 잘 살아도 죽을때까지 첫사랑 그녀의 얼굴을 떠 올린다고 한다.
이렇게 끈질기고 깊은 사랑이 바로 남자들레 첫사랑이다
이와 반대로 여자에게 첫사랑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고 한다.
말 그대로 워밍업이라는데 하는데 지독한 어떤 사랑으로 가기위한 예비 단계라고 할수 있다
지금의 그 남자에게 모든걸 다 주어도 아깝지않을 만큼 열정적으로 사랑을 한다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마음은 변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남자와 헤어지고 또 다른 사랑을 만나면 새로운 남자에게 집중하고
그래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게 되면 당장 중요한 건 지금의 남편과 아이들이 되듯이
이렇게 여자의 사랑은 현재에 충실하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냉정한 여자도 불현듯 어느 세월이 되면 첫사랑 그 남자를 꼭 기억하게 된다고 한다
특히 자신의 순결을 앗가간 사람은 영원히 잊지 않는다고 한다.
만약 지금의 사랑이 더 불행지고 있다면 더욱더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불처럼 타 오른다고 한다.
우리 마을에 있는 곡리초등학교 운동장에는 프라타스나무가 무척 많았다.
개교 할때 심었다고하는 나무는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으며 가을 운동회때는
가족들의 그늘 쉼터였다. 가을 바람에 나뭇잎이 딩구는 프라타나스의 모습의 정말 운치있고 아름다웠다.
낙엽이 쌓여진 그해 만추의 11월 어느날 이었다.
그녀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다시 만났다
시커멓게 물든 프라타나스 나뭇잎을 하나씩 주으며 오랜만에 다정하게 이야기 할 시간이 있었다.
이제 며칠 있으면 그녀와 헤어져야 한다
프라다스 나뭇잎에 헤여지는 아쉬움에 그리움에 글을 담고 싶었다
바람이 불때면 나뭇잎이 이리저리 운동장을 뒹글고 있었고 나는 그 나뭇잎을 땔깜으로
사용하기 위해 프라타스 나뭇잎을 줍는 일을 하고 있었다
날씨가 추워지면 시골에는 땔감이 걱정꺼리였고 그래서 나뭇잎은 장작을 태울때 불소시개로 사용했다
일요일 책상에 쭈그리고 앉아서 낙서만 하고 있는 우리 아부지가 나뭇잎을 주워오라고 시켰다
J가 주워다 주면 나는 땅바닥에 털석 앉아서 새끼줄에 꼽았다
두어시간을 일했더니 지게에 한가득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12월 겨울로 접어들고 있었다
그동안 그녀를 몇번 만났지만 이사가지 말라고 종용하는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가지 말라고 억지부려도 막을수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냥 지켜 보기로 했다
그녀가 우리 마을에서 이사를 떠나면 곧 헤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친구들사이에서 그런 이야기를 익히 들었기에 체념할 수 밖에 없었다
마치 헤어질 것을 미리 예견하듯이 작별을 하나씩 우리는 준비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나는 어쩌면 그녀가 이사를 가고 난뒤 다시 만날수 있으리는 희망의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다.
서로 편지왕래 한다는 것도 그러했다.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삼사년은 더 있어야 했고 또 아직 공부를 해야 할 나이였다.
한마을에 같이 살고 열차 통학을 같이 하니까 자주 볼수 있어서 그래서 친했을뿐이지 하고
내 마음을 추스리기로 마음 억었다
그녀가 이곳을 떠나게 되면 만나는 것도 힘들고 편지도 어렵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같이 있으면 친해지고 떨어지면 정이 멀어진다는 어른들 이야기도 생각이 났다
그리고 겨울방학이 시작된지 며칠이 지나자
드디어 그녀가 이사를 가게될 날짜가 결정이 되었다고 이야기를 해준다
그녀 아버지는 괴산에 있는 연풍초등학교 교장으로 전근가게 되었다고 말해준다
헤어지는 서운함을 무엇으로 막아야 할지 모르겠다
.
어떤 일도 며칠채 손에 잡히질 않았으며 공부하는 것은 물론 밥도 입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깊이 빠질줄은 몰랐다
사랑에 열병이라고 하기엔 아직은 이르지만 그녀를 잃어버리는것이 아닐까 노심초사
걱정되어서 며칠 날밤을 세우고 있었다
그토로 내가 그녀에게 마음이 이렇게 가 있는 줄은 나도 전혀 몰랐다
사랑이라는 것을 아직은 설익은 나이지만 열병을 앓고 있는 것은 틀림이 없었다
그렇지만 서서히 그녀를 보내기 위해 나는 준비를 해야했다
내 슬픔을 억재하고 그녀를 기쁜 마음으로 보내야 한다
누구나 만나면 헤어지는게 인륜사이다 그리고 인연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녀에게 줄 하이네와 괴테시집 두권을 북문로에 있는 영재서림에서 샀다.
그리고 이사가기 하루전 날 나는 그녀를 학교운동장에서 만났다
그간 느낀 내 마음에 글을 적은 시집 노트를 선물와 함께 예쁘게 포장해서 그녀에게 주었다
"오빠! 오래도록 기억할께요 그리고 잊지 않을꺼고"
"재희야"
나는 그녀를 불러놓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한참 있다가 이말을 하였다
"우리 편지 자주 하자"
사실은 나 너 좋아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망설였다
그녀는 언제 만들었는지 털장갑을 떠서 답례로 내게 주었다
그리고 이사가는 날 아침 일찍 뒷동산에 올라갔다
그곳에 가면 그녀의 집을 한 눈에 내려다 내려다 볼 수 있는 좋은 전망대가 있다
집에는 벌써 학교 선생님들과 마을 사람들로 이사 준비를 하는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커다란 도라꼬 자동차가 와서 이삿짐을 싣고 있었으나 아무것도 도와 주지를 못햇다
(도라꼬 -> 짐자동차 추럭을 일본말로 그때는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불렀다 )
헤어지는게 싫어서 이사하는 곳에 가기가 정말 무서웠다
그보다도 호랑이같은 그녀 아버지가 무서웠다
한참후 그녀가 우리 마을을 떠나는 것을 멀리서 멍하니 바라 보기만 해야했다.
동네 사람들은 마누라를 잃고 그렇게 쓸쓸히 떠나는 그녀 아버지 교장선생이 불쌍하다고 하며
눈물을 글썽였고 특히 아주 친했던 동네 아주머니들은 그녀를 붙잡고 우는 사람도 있었다
이삿짐이 떠난 뒤에도 마을 사람들은 그녀가 살던 집에서 오랫동안 서성거렸다
수근거리는 목소리가 먼거리에 있는 내 귀에도 또렷이 들려왔다
마을 뒷동산에서 나혼자 그냥 조용히 이별을 아파하면 울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아무도 보이자 앉자 떵빈 그녀의 집으로 무작정 뛰어 들어갔다.
혹시 그녀에 어떤 채취가 있지 않을까하고.....
미친듯이 이곳 저곳 방으로 들어가 돌아 다녔지만 쓰레기만 구석구석 널려있을 뿐
어딜 보아도 그녀의 흔적은 보이지를 않았다
.
집 공터 한쪽에는 쓰레기를 태우는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
그녀를 떠나 보내는 내 아픔들은 누구에게 말을 못 하였다
막 이성에 대하여 눈을뜬 내게는 참으로 커다란 아픔이였다
틈이날 때마다 동산에 올라와서 그녀를 바라 보는 즐거움이 없어진게 빈 가슴이였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인연으로 그리운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니
어린 가슴에 아픔이 한없이 쌓이고 있었다
그녀는 우리 마을에서 3년을 살았고 어머니를 잃는 불의에 사고만 없었다면
더 오래 이 곳에 살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그러면 우리에 우정도 더 깊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정말 보고싶은 소녀 J는 아버지가 근무하는 교장 사택에서 어머니를 잃고서
우리 마을을 쓸쓸하게 그렇게 떠나가야 했다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 노래를 큰 소리로 불렀다
이 노래는 당시 진송남이 부른 유행가이다
"그렇게 그렇게 사랑을 하면서도 바보처럼 바보처럼 말 한마디 못한채
바보처럼 그님을 잃어버리고 고가짓꺼 해보건 아무래도 못잊어서 바보처럼 울었다"
.
마치 아주 귀중한 무엇을 잃어버린 것처럼 그냥 삶에 의미를 잃고 다 귀찮았다
사람은 사랑이 떠나가면 그 추억을 그리워한다고 하더이다.
그녀가 떠난 빈자리에는 쓸슬하고 허황한 바람뿐이였다.
겨울 방학이 끝날때까지 밖에 나가지않고 줄곤 방에서만 있었다.
친구들이 불러도 나가지를 않았다
마을 친구들은 내 마음을 아는지 어쩌다 만나면 갠히 놀려대며 심통을 하였다
밥만 먹으면 공부를 한담시고 방에 들어가 쓸때없이 낙서나 했고
부치지도 못하면서 백지위에 편지도 여러번 써야했다.
부모님은 내 이상한 모습에 어느 정도 눈치챈 것 같았지만 다른 어떤 말도 하지 않으셧다.
그녀가 떠난 후에야 내가 그녀에게 마음준 것 그리고 내가 마음을 뺏았겼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으며 이게 혹시 상사병이 아닌가 했다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아직은 철없는 나이 였지만 이제는 뭔가 알 것만 같았기에 어쩌면
내가 더 그녀를 좋아했던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해 겨울방학은 무지 지루하였다.
아마 사랑에 열병인것 같았다
우리 집에서 뒷동산으로 올라가면 마을이 보이고 뒷쪽으로는 초등학교가 있으면
그리고 그녀가 살던 집이 보였다
나는 그 언덕을 자주 올라가 J가 살았던 빈집을 빠짐없이 매일같이 바라보는
습관이 언제부터인지 그긴 겨울 방학이 끝날 때까지 계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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