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書/단편소설

보고싶은소녀 소녀_5

시인김남식 2013. 7. 22. 14:09

정말보고싶은소녀_5                  솔새김남식


농삿물을 팔아야 몫돈을 만질수있는 시골에서는 대부분 여러가지 여려운 환경이었다

하지만 어렵고 힘들어도 자식들 공부 시켜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모든 부모의 뜻이었다

그런데 공부는 뒷전이고 여학생꽁무니나 따라 다니는 것을 알게되면 부모님에게 초죽음이다

사춘기에 들어서자 공부는 멀리하고 연애하는 방법을 선배에게 배웠다

여자 친구를 부를 때는 이름대신 애칭을 불러 주는 거라고 한다

그래서 주고 받는 쪽지 편지 말머리에 사용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몫이였다 
이름자에서 부르기 좋은 호칭을 하나를 찾아서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안재희(jeahee) 그녀는 제이 "J" 라고 영어 이니셜을 사용 하기로 하였다
J는 우리 말로 부르면 그녀에 이름 재희를 부르는 것과 흡사해서 호칭이 너무 좋았다


세월은 오월이 지나고 6월로 접어 들었고 그리고 7월로 접어들자 삼복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여름방학이 끝날무렵 친구들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오랫만에 축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 그녀가 공을 차고 있는 우리에게 놀러왔다

나와 이야기 하고 있으려니까 동네 친구들이 우리를 보고서는 여러명이 마구 놀렸다
"얼래얼래 누구 누구는 누구하고 연애한대요"
우리도 어릴때 이런 흥얼을 많이 했는데 내가 그것을 받고 보니 아주 난처했다
그래서 그러지 말라고 친구들에게 야단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
더 이상 놀림받지 않기로 약속을 하고 상점에서 과자와 빵등 먹을 것을 사줘야 했다 

그녀와 자주 만나는 것을 오래전 부터 동네 친구들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들어서 동네 친구들이 하나둘씩 눈치를 채더니 이젠 아는사람이 많이 늘었다

우리에 만남을 조금 매끄럽게 도와준 사람이 있다면 그녀의 친구이고 학교도 같이 다니는

한마을에사는 은옥이가 가끔 심부름도 해주고 하기 때문에 사이가 더 가까워진 것이다   

동네에 모르는 아이들까지 알게되자 그런일로 인하여 그녀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더 해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으며 좋아하는 것을 넘어 서는게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너무 조속하게 나이가 들었는지 내 속에는 그 이상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녀가 우선이었고 틈만나면 하루 종일 그 생각뿐이었다

어떤 애뜻한 감정을 하기에는 아직 어린나이 이기에 이르지만

그녀 보다는 내가 더 어른이니까 그것에 대한 생각은 내가 우선 했던것 같았다

   

일요일이 되어도 그녀는 밖으로 나오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큰동네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아버지 때문에 늘 먼거리에서 경계하는 느낌이었다.

다시 어느덧 가을로 접어 들었다.

그런데 마을에는 이상한 이야기가 떠 돌았다

바로 사람들은 교장이 아직은 젊고 아이들도 어리니까 재혼해야 한다며 한마디씩

너도나도 말 심부름을 하고 있었다

동네푼수 아줌마들은 그녀의 아버지에게 가끔

"교장선생님 재혼하셔야죠"

라고 묻지도 않은 말을 하고 다니다고 들었다

내 어머니를 새로 얻는 것도 아닌데 나는 그런 말들이 정말 듣기 싫었다.

교장댁이니까 학부형들이 먹을 것도 갔다 주고 청소도 해주고 그러는 것 같다

그녀 역시 아버지의 재혼 문제로 몹씨 괴로워하고 있었기에 그런 말을 하는 엄마 친구들이 있으면

나는 훼방으로 대화를 가로 막았다.

아버지의 재혼문제로 고민하는 그녀는 아버지 뜻에 따를수 밖에 없다고 한다


세월은 빠르게 지나서 이제 겨울이 지나고 다시 새봄이 왔다.

우리도 새 학년이 되어서 이제 J는 중3. 나는 고2 였다.

학교에서 대학 진학 문제를 상담하고 있었다.

이과를 선택할것인가 아니면 문과를 선택할것인가 선택을 하라고 담임 선생님이 말해준다

나는 문과를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이과를 선택해서 기술자가 되기를 바랬다

진달래가 한창인 4월 어느날 기차 역전에서 그녀를 만났다.

“요즈음 만나기 힘들다”

 “시험기간 이예요”

“누구는 시험 안보나. 얼굴좀 보여 주고 그래야지”

"시험 끝났어요"

"아니"

해마다 봄이되면 중고등학교는 학기초 전체 일제고사가 시작되는 기간이었다

기차역에서 십리길을 걸어 오면서 마을 사람들 때문에 다른 이야기는 할수 없었다.

산등생이 고갯마루에 앉아서 지는 해를 바라 보며 땀을 식히고 있었다.

그녀를 처음만난게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어느새 2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아무생각없이 공부도 가르처 주고 동산으로 놀러 다니고 들판으로 돌아 다니며

밀때기도 해주고 원두막에서 여름과일도 따주고 그러다가 학년이 차차 올라가면서

예쁘게 커가는 그녀를 보니까 나도 모르게 내자신도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집으로 오는 십여리길을 걸어 오면서 우리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집에 오면 아빠가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해요”
“그럼 만날 수가 없다는 거”
“그런건 아니고 ”“
“큰동네로 놀러 나오면 자연히 볼수 있잔아”
“알았어요”
“요새 재희 때문에 공부가 자꾸 안 되는거 같아”
"오빠두 참"

"왜"

"대학에 안껄꺼야"
"가야지"

"그럼 공부 열심히 해야한다는 거 누구보다도 잘 알잖아. 나보다 오빠가 더한 것 같아"

"그러니까 가끔 놀러오기도 하란 말이야"
"아빠가 못 나가게 하고 또 자꾸 이상하게 생각해요 "
“그냥 우린 한동네 사는 사람들인데 뭐”
",,,,,"
"참 아버지 재혼 문제는?"
"어쩌면 올 안으로 곧 하실것 같아요"
"참!! 아버지도 다른 학교로 전근 간다고 들었는데 어떡해 되었어"
"교육청에 신청했대요. 아마 곧 다른 학교로 갈꺼 같아요"

"그럼 우리 진짜 만나기 힘들겠다"
"어쩌면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요. 이사가면 편지 할께요"
"조금더 살다가 이살가야 하는데?"
"오빨 잊지 않을께요"
"지금 실컨 봐야겠다. 나중에 만나게 되면 얼굴 잘 모르면 어떡해"
 "아직 가는 거 아닌데요 뭐"
 "좀 기분이 이상해 이사 간다고 하니까"
 "염려말아요"
 "지금 우리의 생각이 그대로 이여지면 되는거야. 알았지?"
 ",,,,,,,,,"
 난 뭔가를 그녀에게 암시 했지만 그녀는 말이 없었다

알았어요 아니면 기다릴께요 약속을 지킬께요 라는 어른스러운 말이 듣고 싶었다

각자 생활이 있고 학생이고 그리고 그녀는 청주에서 학교를 다니고 나는 열차통학을 하니까 

엇갈리는 일이 많았다  그날 이후 정말 보고 싶은 그 소녀는 한동안 또 만나기 어려웠다.
그리고 그에게 외출금지를 하게 된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지난번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놀던 모습을 교장실에서 본것 같았다 
그녀의 아버지 교장선생은 완고한 유교사상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또 어머니가 없는 딸에 대한 교육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들었다.


길고긴 여름 방학을 지나 세월은 다시 10월로 접어 들면서 해가 짧아지고 있었다

기차에서 내려 저녁에 집에 오는 길은 땅거미가 내리는 약간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열차에서 내려 뒤도 보지 않고 역전을 나오려 하는데 뜻밖에 J가 불렀다.
“어! 누구야 이거? 와, 정말 오랜만이다”
 그녀는 얼릉 뛰어와서 내옆을 나란히 걷고 있었다.
 얼굴이 밝아 보였고 약간의 장난끼도 있었다.
“편지 때문에 얼마 전에 짜증내고 그런거 정말 미안해요”
“응, 알았어. 펜팔 정리할께 답장 안할꺼야”

당시 나는 학원잡지에 글을 게재 했는데 우연찮게 여학생으로 편지가 서너통이 왔었다 

말하지면 펜팔로 싱겁게 여름방학때 두어번 편지를 주고 받았었다

그런데 배달하려고 우체부 손에 들려있던 그 편지를 재희가 학교사택에서 발견하였다

그러일로 사실관계를 변명하고 해명하는라 진땀을 낸적이 있었다  

“집엔 별일없지"
"네에"
"오빠"

대답대신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다음달에 우리 이사가요"
"응 ?"
"괴산에 있는 학교로 아버지가 전근 가기로 했어요."
"엉? 난 모르는데,,,, 그럼 우리는 어떻게 되지?"
"아직 날짜는 정확하지 않아요"
"이사 가면 만나기 힘들고 또 연락하기도 그러네"
"나도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그럼 잘됐네. 여기서 살면되잖아 아버지 혼자 이사가라고 해"

"내일 가는거 아닌데 자꾸 왜 그래 응"
"이사 가지마라"

"오빠"

"왜"

"나도 이사 가면 오빠가 보고 싶을것 같아"

"그러니까 이사 가지말자"

"나도 그랬슴좋겠어" 

"이사 가기전에 우리 약속하나 해야겠다"
"어떤 거"
"세월이 지나도 잊지않는거 그리고 대학가서 다시 만나는거 약속하자"
"오빠"
"왜"
"아뭏튼 헤어져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에 나도 좀 마음이 그래"

나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날 저녁 자꾸 불길한 생각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제 며칠만 있으며 그녀가 이마을을 떠난다

그런데 내게는 다른방법이 없다

책상에 앉아서 그녀가 이사를 못가게하는 방법이 없을까하고 골돌한 생각이 머리속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어른들이 하는 일이라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래서 인지 그날밤은 내마음처럼 가을비가 많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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