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書/단편소설

정말보고싶은소녀_3

시인김남식 2013. 8. 10. 09:59

정말보고싶은소녀_3

솔새김남식

그리고 어머니가 몹씨 아프다는 이야기를 내게 들려 주는데

서울까지 가서 수술 했지만 별 효과가 없다고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저녁에 집에 와서 엄마에게 이야기하니 어떻게 그걸 알았냐고 내게 물으며 큰 일이라며 교장댁 걱정을 많이 하셨다.

나는 그녀 어머니의 병환에 대하여 자세히 알 수가 있었지만 내가 나중에 알았을때는 자궁암인 것 같았다
그 이후 한 동안은 기차역에서 기다려도 그녀를 만나기가 여간 어려웠다

난 그녀를 보기 위해서 일요일이면 집 앞에서 또 서성이었고 식구들 보면 숨어야 했다.

어머니가 아파서 이런저런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게 틀림 없었다.

어떤 말이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만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다시 며칠후 서울에 있는 병원에 다시 입원 했다는 소리는 어머니에게서 들었다.

어머니의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갑자기 멍한 느낀이 들었다  

그녀를 만나지못하니까 자세히 알수가 없어 걱정이 되어서 공부도 잘 안 되었다 

주말에 기차역에서 기다려도 그녀를 만나기 어려웠고

집 앞에서 기다려도 만나지 못 한 채 그렇게 한 달을 더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해 11월 병석에 누워있던 그녀의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 가셨다는 이야기를 어머니에게서 들어야 했다.

우리 마을 초등학교로 부임한지 일 년이 조금 넘었는데 불행한 일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동네 어른들이 술렁이었다.

학교를 지을 때 공동묘지를 허물어서 학교를 지었기 때문에 마귀(神)때문에 학교에 재앙이 생겼다고 이구동성으로 떠들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부임한 교장선생님 모두 크고 작은 안 좋은 일이 발생했다고 수근 거렸다.

해방이 되던해 개교한 곡리초등학교는 마을 뒤산 공동묘지터라는 것을 예전 부터 익히 들었다

그런데 그 공동묘지 산을 허물어 학교를 지었기 때문에 안좋은 일이 여러번 발생하였다

그래서 이제껏 새로 부임하는 교장선생님마다 화를 입원다는 것을 마을 사람들이 믿고 있었다

교장선생이 죽거나 그 가족들중에서 누군가 꼭 죽었다

그래서 부임을 하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전근을 가곤 하였다

그때마다 동네사람들은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했지만 모두  미신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부임한 그녀의 아버지가 6번째 교장이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이 사실을 미리 알았기에 교정 사택에 들어가지 않고 다른 곳에 새로 사택을 지어서 이사를 했다

하지만 부임한지 일년만에 다시 화를 입게 되었으니 여간 낭패가 아니다

문제는 이전의 교장사택을 허물때 지붕에서 커다란 구렁이가 여러마리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 구렁이를 인부들이 죽였다고 한다

그래서 또 화를 입원다고 동네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를 하니 정말 믿을수 없는 사실이었다

 

정말보고싶은 그녀의 어머니 장례식을 하던 날 동네 사람들 모두가 슬퍼했다

그녀는 장녀로 나이 이제 15살 그리고 세 명의 어린 동생이 있었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더욱더 슬퍼하며 안타까워하였다.

아버지가 마을 일을 보고 있어서 교장 댁과는 왕래가 잦았기에 엄마는 애틋하게 생각하며 그 집안일을 도 맡아서 해주었다.

나도 찾아 가서 심부름 하며 그녀를 위로 해주었고 핼쑥한 모습으로 연신 고맙다며 눈물을 보였다.

꽃상여가 떠나가던 그날은 안재희 그녀가 우리 엄마를 붙잡고서 한없이 울고 또 울었다.

세상을 일찍 떠난 그녀의 엄마 나이는 아마 마흔 살이 조금 넘은 것 같다.

아직은 어머니가 더 있어야 할 나이인데 하며 어린 것을 두고 어찌 그렇게 갈 수 있을까 하며

마을 어른들이 모두 울고 말았다.

내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 보다도 더 슬프게 나도 눈물이 나와서 마음이 슬퍼 속으로 엉엉 울고 말았다


장례를 마치고 겨울 방학이 시작될 무렵 오랜만에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예전보다 얼굴이 마니 핼쑥해졌고 더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그리고 겨울취위가 한창이던 다음해 1월 겨울방학때 엄마가 보고 싶다는 그녀를 위해 괴산에 있는 산소에 같이 가기로 했다.

하얀 국화꽃을 사서 버스를 타고 그녀의 아버지 고향이 있는 괴산 불정면을 찾아갔다.

산속이라 그런지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나뭇가지를 꺾어서 빗자루를 만들어 눈을 쓸고 그 위에 꽃다발을 놓아 드렸다.

괴산을 다녀온후 우리는 더욱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어머니가 그렇게 되고서 부터는 한층 외로워 보였고 쓸쓸해 보였지만 그것을 내색하지 않았다.

교장선생인 아버지가 완고해서 큰 마을에 나오지 못 했다.

집 앞에서 기다려도 만나지 못한 채 겨울방학을 그냥 보내야 했다.

그녀는 아버지와 동생들 때문에 당분간 집에서 학교를 다녔다

그래서 매일같이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열차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오는 십리길은 그녀와 이야기하며 걸을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서 함께오기 때문에 다른 특별한 말은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내겐 아주 좋았다    

이성이라는 것을 처음 눈뜨게 알게 해준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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