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성 늑막염
결핵성 늑막염 김남식 일 하기도 좋고 편해서 오랫동안 있으려고 했으나 공장 사정이 좋지 않아 홍제동 공장을 나왔다. 다행히 몇몇 사람과 함께 신촌에 있는 경서전축으로 출근하기로 이미 정해져 있었다. 어느덧 신촌 공장으로 옮긴지 한 달이 넘었다. 전축에 걸터앉아 지나가는 여자들에게 말장난하는 재미로 시간 보내는 게 유일한 취미였다. 당시 공장들은 빈 공터에 베니어판으로 어설프게 건물을 지어서 사용하였다. 그래서 작업환경과 기숙생활이 너무도 빈약하였다. 특히 겨울철은 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고생을 해야 했다. 하루 종일 먼지 속에 있던 공장 내부가 기숙사가 되는 것이다. 연탄난로 위 베니어판은 고참(古參)들이 사용하고 시공(始工)들은 날바닥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추위를 이기며 잠을 자야했다. 떨어진 문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