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서/한줄낙서

보리농사와 담배농사

시인김남식 2020. 6. 8. 19:38

보리농사와 담배농사  김남식

 

유월은 모내기와 보리 수확으로 매우 바쁜 달이기에 “발등에 오줌싼다” 는 말이 있다

그 더운 여름철 내가 제일 싫어하는 농사일은 보리농사와 담배 농사였다

시골에서는 학교에 갔다 오면 집안 일을 거들어야 하기에 여러번 잔꾀를 부렸다

밭에서 보리를 베서 타작하기 위해 집에 까지 지게로 지어 날랐다

그런데 보리 수염이 옷이나 몸에 묻으면 잘 털어지지 않을뿐더러 깔끄러워서 야단이다

타작은 어른들 몫이지만 똑같이 가족 모두가 온 몸에 먼지투성이었다

보리타작이 끝나고 나면 7월로 접어들고 방학이 시작되면 담뱃잎을 따야 한다

 

내 키보다 더 큰 담뱃잎 따기도 어렵지만 담뱃진이 몸이나 옷에 묻어 있으면 짜증이다

한 여름 삼복더위에 담뱃잎 따는 것은 정말 극한 작업이었다

따놓은 담배잎를 내가 한 쪽에 모아 놓으면 어른들이 지게로 지어 날랐다

담뱃잎을 건조실에 넣기 위해 밤늦도록 새끼줄에 끼워 넣는 작업도 해야 한다

담배는 보통 3일 정도 건조실에서 작업하는데 온도를 잘 맞추어야 좋은 색깔이 나온다

온동네 여자들 누나와 형수들이 처마 밑에 매달아 놓은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연속극을 들으며 담배 조리할 때 옥수수. 참외. 감자등 먹거리도 함께 했었다  

 

 

우리 아버지 세대 그 이전 어른들은 그 힘들고 어려운 농사를 하며

가족들을 건사하며 그렇게 살아 오셨다

예전에는 가족과 먹고 살아야 한다는 일념과 무지한 힘으로써 농사를 지었지만

지금의 거의 기계화 되어서 힘이 아닌 머리로 농사를 짓는다

그리고 지금은 시골에서 담배와 보리농사는 이제는 거의 하지 않는다

옛날에는 누에고치와 담배농사는 시골에서는 고액의 수입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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