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서/한줄낙서

물 한 모금 마시듯이

시인김남식 2020. 5. 6. 14:33

물 한 모금 마시듯이 솔새김남식

 


온통 파란색 구름으로 덥힌 하늘을 종일 울려다 봅니다.
요며칠 날씨가 빈덕을 했었지요
뽀죽히 돋아 하늘을 보던 물오른 나무순들 그리고
일찍 피어난 봄 꽃들이 많이 추웠겠어요
매일 들려 인사 드린다고 하더니 약속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이것 저것 추스려야 할 일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때늦게 쏱아지는
아련한 사연들이 진눈깨비처럼 내리고 있어요
늘 못다한 사연은 바늘로 손 끝을 찌르듯이 통증은 여전히 지속되고
이렇게 창 앞에 앉아서 동질성을 가진 가족분들과 마음을 나누고 있자니
모두가 궁금하기도 하고 항상 고마움을 갖고 있어요
좋은글 물 한 모금 물 마시듯 하자니
내맘이 다 여기에 있는 것 같아 여전히 갈증이 더 합니다
입술 지극히 깨물며 하늘 보고 꺼이 꺼이 참았던 눈물이 봇물 터지듯합니다
누구 보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한바탕 가슴이 후련 하도록 각설이처럼 거리를 떠돌며
품바 타령이라도 불러 봤으면 좋겠습니다
시간도 멈추고 기억도 사라져 머리속이 갖난 아기처럼
하양게 비어버렸음 좋겠습니다
아무것도 담은 것이 없는 빈 그릇처럼 그래도 임의 모습이 그리워집니다
나른한 봄날에 짧은 낮 잠 자고 일어난 것 같은데
내가 사랑하는 님에게 감사의 인사 소식 조차 전하지 못한채
그냥 떠나 보냈습니다
난 흐느낄 수 조차없이 어깨에 힘이 쭉 빠져 버렸는데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내 허락도 없이 봄이란 놈은
우리집 앞 마당 빨간 우체통에 엽서 한 장 달랑 놓고 가버렸네요
뜯어보니 솔새님 메시지

무슨 잠을 내가 그리 오래 잤으며 깨워 주는 이가 하나 없었을까마는
울집 강아지는 벌써 사춘기인지 이 녀석은
내가 자는 동안 뭘 했는지 도데체 궁금합니다
내가 흐느끼다가 가위에 눌려 얼마나 무서워 했는데 저 할 일만 했나 봅니다
얼마나 바쁘게 사는 사람인데 무슨 잠을 그리 오래 재웠는지
낼은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봐야 할 것 같아요
5월 따뜻한 봄 날이 너무 좋아요
석달 동안이나 코로나로 외출을 하지 못 했으니 사람들이 오죽 했을까요
어제 휴일날 거리에는 온통 사람들로 가득했지요
사랑하는 님도 좋은 봄 날이 되시길 바라며
다음에 또 소식 전하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만 안부 합니다
안녕히 총총 . . . .


solsae k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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