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3 試冊

이성친구

시인김남식 2019. 5. 14. 17:08

이성 친구 솔새김남식

 

아직은 이성 친구를

부적절한 관계로 치부해 버리는 시각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일반적 사실은

그쪽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가끔 있다

하지만 이성의 감정 보다는

친구의 감정이 지속하는 사이라면

왜 좋지 않을까마는

 

크게 원하지 않고

서로 바라지도 않은 사이

그냥 상대의 인간성이 좋아서 만나고

무료할 때 가끔 벗이 되어주고

삶에 용기를 주는 친구

그럴 때는 동성보다는 이성의 힘이 크다

 

언젠가 스탠드바에서 

테이블 앞에 있는 남자들 이야기를

내 이야기처럼 들어 주며 술을 팔던 때가 있었다

이런저런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면

얼른 편을 들어 주고 응대 해 주기도 하고

또는 어드바이스까지 해주었다

 

물론 상술이 들어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남자들은 누구나 그곳이 단골 주점이었다

이성 친구가 절대적 요건은 아니지만

필요가결적인 때가 있다는 말이다

동정(童貞)을 지켜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왜 아니 좋겠는가?

아마 상큼한 과일을 씹는 맛처럼 향기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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